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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산타와 망태'

입력
2024.01.0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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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당선자 임종철

캘리그라피 백연수

캘리그라피 백연수

혹시 너희들 그거 알아?

산타와 망태할아버지는 같은 사람이라는 걸

다들 믿지 못하는 표정인데

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들어봐


산타할아버지는 크리스마스에

온 세상 어린이에게 선물을 주잖아

그 많은 선물을 어떻게 다 만들겠어

처음엔 혼자 만들려고 했는데

도저히 날짜를 맞출 수 없어서


망태할아버지가 되기로 마음먹은 거야

말 안 듣는 아이들을 데려가 일을 시키면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거든


크리스마스 하루만 빨간 옷을 입고

나머지 364일은 망태를 지고

일을 시킬 아이들을 잡으러 다니는 거야

평소에 굴뚝으로 드나드니까

몰래 데려가는 것은 식은 죽 먹기겠지


증거가 있냐고?

당연히 있지


우리를 착한 아이로 만들려고 할 때

둘 중 한 명을 꼭 부르잖아

선물을 안 준다거나 잡아간다고 겁을 잔뜩 주지


어른들의 입에서

태어난 둘은

틀림없이 같은 사람일 거야


임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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