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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사주려 비 뚫고 '햄버거 오픈런'한 70대 노모가 감동한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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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사주려 비 뚫고 '햄버거 오픈런'한 70대 노모가 감동한 사연은

입력
2023.12.26 14:16
수정
2023.12.2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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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위해 고든램지 버거 증정 오픈런
빈손 귀가에 매장 측 가족 초대 대접
"엄마 너무 기뻐해"... 딸 기부키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70대 노모가 고든램지 버거 증정 오픈런을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온 사연이 올라왔다. 이 사연이 알려진 이후 버거 매장 측은 작성자 A씨 가족을 초대해 버거를 대접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70대 노모가 고든램지 버거 증정 오픈런을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온 사연이 올라왔다. 이 사연이 알려진 이후 버거 매장 측은 작성자 A씨 가족을 초대해 버거를 대접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70대 여성이 딸이 먹고 싶다는 유명 햄버거를 사주려고 오프런(영업 시작 전 대기)을 했다가 빈손으로 돌아왔다는 사연이 알려지자 해당 업체가 이 가족에게 햄버거를 대접했다. 업체의 배려에 사연 당사자는 100만 원을 홀몸 어르신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

시작은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70대 엄마가 나 햄버거 하나 받아주겠다고 1시간 거리 왔다 갔다 했는데 너무 속상하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다. 최근 인천 미추홀구 롯데백화점에 매장을 연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는 선착순 50명에게 버거를 무료로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작성자 A씨의 어머니는 햄버거를 좋아하는 딸을 위해 버거를 받기 위해 이른 오전부터 1시간 거리를 비를 뚫고 해당 매장을 찾았다. 하지만 이미 대기자가 많았고, 매장 오픈 1분 만에 선착순 행사가 종료됐다. 고든램지 버거는 단품 기준 1만5,000원 내외, 세트 메뉴 기준 2만3,000원이다.

선착순 50명에 들지 못한 A씨 어머니는 딸에게 햄버거를 사주려 "햄버거 무엇 살까. 줄 50명 끈(끝)나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엄마가) 햄버거가 비싸니까 내가 먹고 싶은 걸 사야겠다 해서 나한테 전화할까 하다가 내가 회사에 있어서 카톡만 남겼다고 한다"며 "난 회사라서 그걸 한 시간 넘어서 보고 급하게 전화해봤는데 망설이면서 기다리다 집에 오셨다더라"고 설명했다.

A씨는 속상한 마음에 어머니에게 '몸도 아픈데 왜 갔냐'고 했고, 그의 어머니는 "놀나(라)게 해주고 싶어서. 미안하다"고 답장했다. 그는 "하필 내가 회사고 엄마는 입구도 모르고 메뉴도 모르니까 거기까지 가서 햄버거 하나 못 사고 헛고생했다"며 "엄마 몸도 안 좋고 무릎도 안 좋아서 계단도 잘 오르내리지 못하는데 비까지 와서 더 꿀꿀하다"고 속상한 마음을 토로했다.

A씨 가족이 23일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 롯데백화점 인천점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씨 가족이 23일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 롯데백화점 인천점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씨 사연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면서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고든램지 버거 측에서 A씨 가족을 매장으로 초대한 것. A씨는 24일 글을 올려 "직원분들도 전부 너무 친절하고 다정하게 설명해 주셨다. 백화점 실장님까지 내려오셔서 기사 보셨다고, 엄마에게 그날 고생하셨다며 따뜻한 말씀 전해주고 가셨다"며 "버거는 정말 맛있었다. 엄마 아빠도 다르긴 다르다며 너무 맛있게 드셨다"고 후기를 전했다.

그는 "푸념 섞인 글에 그렇게 많은 댓글이 달릴지 예상하지 못해 놀랐지만, 무엇보다 엄마가 너무 행복해하시고 감사해하셨다"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위해 해준 이야기들에 너무 감동하시고, 꼭 감사 인사 전해 달라셨다. 풀이 죽어 있던 엄마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밝아지고, 행복해하던 그 시간을 정말 잊지 못할 거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A씨는 "엄마의 슬픔을 넘치는 행복으로 바꿔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서 많지는 않지만 100만 원을 기부했다"홀몸 어르신에게 우유배달을 하는 봉사단체에 기부금 100만 원을 약정한 사실도 공개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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