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횡단보도 건너는 행인 등 들이받아
제동 장치 정상 작동, 운전자 음주 감지 안돼
경찰 "운전자 현금통 확인 중 엑셀 밟아 진술"
22일 오후 1시 27분쯤 경기도 수원시 수원역 2층 환승센터에서 시내버스가 시민들을 덮쳐 1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수원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50대 버스기사 A씨가 몰던 30-1번 시내버스가 버스 승강장에 잠시 정차한 뒤 다시 출발하면서 일어났다. 버스는 갑자기 환승센터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들을 잇달아 들이받은 뒤 인도까지 올라가 행인을 덮쳤고, 승강장 표지판과 철제로 된 보행신호기를 연속 충격하고 나서야 멈췄다. 70대 여성 1명이 버스에 깔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고, 2명이 중상을, 15명이 경상을 입어 수원시내 6개 병원으로 분산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에는 버스기사와 승객 일부도 포함돼 있다.
사고 원인에 대해 강추위에 눈까지 내려 빙판길이 생기면서 버스가 미끄러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지만 경찰의 1차 조사 결과 버스 운전자의 조작 실수에 무게가 실린다. 사고 직전 현금을 낸 승객이 거르름 돈을 받는 과정에서 ‘현금통’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운전자가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버스가 갑자기 움직이자 놀라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있다.
사고 당시 버스 제동장치 등은 정상 작동했고, A씨에게서 음주도 감지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 A씨 진술 등을 토대로 파악한 결과 조작 실수일 가능성이 있다”며 “사고 주변 폐쇄회로(CC)TV와 버스 내 블랙박스 영상을 정밀 분석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고 현장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승강장 표지판이 바닥에 널부러져 있고, 보행 신호기는 바닥을 향해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소식을 듣고 몰려든 인근 주민과 상인들은 승강장 기둥에 박혀 앞 유리가 깨져 있는 사고버스를 보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사고 지점은 12번 환승센터와 3m가량 떨어진 곳으로 AK플라자에서 롯데백화점으로 가는 길목인 데다 열차를 타고 내리는 수원역사와도 가까워 유동인구가 상당히 많은 곳이다. 한 상인은 “한번 신호가 바뀔 때면 많게는 100명 넘게 오가는 횡단보도에서 어떻게 이런 참사가 날 수 있느냐”고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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