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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 싫다" 앙골라 OPEC 탈퇴... 사우디 주도 석유 카르텔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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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 싫다" 앙골라 OPEC 탈퇴... 사우디 주도 석유 카르텔도 흔들?

입력
2023.12.2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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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생산량 제한에 불만
석유산업 비중 높아 수출 절실
"유가 부양 산유국 담합 금 가"

디아만티누 아제베두 앙골라 광물자원·석유·가스부 장관이 지난 6월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로 들어서고 있다. 빈=로이터 연합뉴스

디아만티누 아제베두 앙골라 광물자원·석유·가스부 장관이 지난 6월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로 들어서고 있다. 빈=로이터 연합뉴스

아프리카 2대 산유국인 앙골라가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탈퇴하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OPEC의 '석유 감산' 주장에 반기를 들면서다. 자국 경제에서 석유산업 의존도가 큰 만큼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게 앙골라 입장이다. 이번 결정이 국제 유가에 미칠 영향을 국제사회는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앙골라 정부는 2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OPEC 가입이 더 이상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탈퇴 방침을 발표했다. 2007년 OPEC 가입 후 16년 만의 탈퇴다. 앙골라는 내년 추가 감산으로 유가를 떠받치려는 OPEC의 결정을 탈퇴 이유로 밝혔다. 디아만티누 아제베두 앙골라 광물자원·석유·가스부 장관은 "우리가 OPEC에 남는다면 감산을 강요받을 것이고, 이는 우리 정책에 반한다"고 설명했다. 앙골라의 탈퇴로 OPEC 회원국은 12개국으로 줄게 됐다.

앙골라는 한때 나이지리아와 함께 아프리카 지역 최대 석유 수출국으로 꼽혔다. 하지만 노후해진 유전 시설 탓에 최근 8년 사이 석유 생산량이 40% 가까이 급감했다. 여기에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향후 석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까지 겹쳤다. 유전 투자와 그로 인한 석유 수출로 외화 벌이를 해왔던 앙골라 입장에선 OPEC의 감산 요구를 받아들일 경제적 여유가 없었다.

이에 앙골라는 지난달 OPEC이 유가 부양을 위해 내년 석유 생산량 목표치를 하향한 데 반발하며 일찌감치 반기를 들었다. 당시 OPEC과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는 내년 앙골라 석유 생산량을 하루 111만 배럴로 제시했고, 앙골라는 이에 반발하며 하루 118만 배럴의 석유를 뽑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시장은 앙골라의 OPEC 탈퇴가 국제 석유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앙골라가 생산하는 석유는 하루 110만 배럴 정도로, OPEC 전체 하루 생산량(2,800만 배럴)의 4%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석유 카르텔을 향한 도전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사우디가 지속적인 감산으로 유가를 지탱하려고 하지만 "석유 수익이 정부 재정에 필수적인 국가에선 감산에 대한 불만이 잇따를 수 있다"(미 뉴욕타임스)는 것이다. 해운 정보 제공업체 케이플러의 매트 스미스 연구원은 미국 등 비OPEC 산유국들이 이미 공급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나섰다고 지적하면서 "OPEC은 국제유가를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려는 싸움에서 지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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