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피해 미국 거주하며 입국 안해
국내에선 로펌 앞세워 원격 소송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전경.
치과 프랜차이즈를 불법 운영하다 검찰 수사를 피해 미국으로 도피한 김모 유디치과그룹 회장을 검찰이 전격 기소했다. 기소중지(피의자 소재불명 등의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수사를 멈추는 것) 처분이 내려진 2015년 11월 이후 8년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손정현)는 22일 김 회장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김 회장은 2012년 8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명의상 원장 18명을 동원해 22개 치과 병원을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2012년 개정된 의료법은 '의료인은 어떤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고 정한다. 그 이전부터 네트워크 병원을 운영해 온 김 회장은 법망을 피하기 위해 △렌탈회사 △인테리어 회사 △인력제공 회사 등 각종 법인을 설립하고, 지점 원장들과 독립적 계약을 진행했다. 그러나 각 법인은 모두 김 전 회장이 100% 주주거나 그의 친인척 등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수사를 진행한 검찰은 2015년 김 회장의 공범 등 16명을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김 회장은 이미 미국에 체류 중이어서 수사를 하지 못하고 기소중지 처분했다.
검찰은 범죄인 인도 청구 등 국제공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범죄인 인도 청구는 해당 범죄가 청구 대상국(이 사건의 경우 미국)에서도 범죄로 정하는 행위어야 하는데, 한 사람이 다수의 병원을 운영하는 것은 미국에서 죄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할 수 없었다.
8년간 기소중지 상태를 유지해 왔던 검찰은 △이미 여권이 만료된 김 회장이 여전히 해외에 체류하며 출석요구에 불응하고 있고 △국내 소송 대리인을 선임해 지점 원장을 상대로 양도대금 등 지급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그를 일단 재판에 넘겼다. 공범들이 순차적으로 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고 있는 점 등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김 회장이 재판에 출석할 수 있도록 법원 등을 통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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