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휴대폰으로 물때 검색, 실족사 위장"
인천 중구 잠진도에서 아내를 바다에 밀어 빠뜨리고 돌을 던져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A씨가 지난 7월 19일 사건 현장에서 범행을 재현하고 있다. 뉴시스
아내를 고의로 바다에 빠트리고 돌을 던져 살해한 뒤 실족사로 위장한 30대 남성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이 남성은 외도 사실이 들통 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 류경진)는 21일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0)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과 피고인이 수사 과정에서 범죄 사실을 인정한 진술 등을 토대로 A씨의 살인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낚시하러 가던 중 아내와 다퉈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하지만, 경찰과 검찰이 확보한 증거를 보면 범행 직전 휴대폰으로 물때를 검색했고 피해자를 바다에 빠트린 이후 다시 구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오히려 돌을 던져 살해했다”고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범행 후 피해자가 실족사한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유족이 엄벌을 탄원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7월 15일 오전 2시 40분쯤 인천시 중구 잠진도 제방에서 30대 아내 B씨를 손으로 밀쳐 바다에 빠트린 뒤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돌을 던져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직후 119에 전화를 걸어 “낚시하러 잠진도에 왔는데, 차에 짐을 가지러 다녀온 사이 아내가 바다에 떠내려가고 있었다”고 신고했다. A씨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간 해양경찰은 숨진 B씨의 머리에서 돌에 맞은 흔적인 멍 자국과 함께 혈흔을 발견하고 A씨가 거짓으로 신고한 정황을 잡고 수사에 나섰다. 이후 경찰이 CCTV 영상 등을 찾아 범행 증거로 제시하며 추궁하자 A씨는 “아내와 불화가 잦아 더 이상 함께 살기 힘들다고 생각해 범행했다”고 범행을 실토했다.
하지만, 검찰은 범행 동기 역시 다르게 판단했다. 검찰은 지난 10월 열린 이 사건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은 가정불화 때문에 범행했다고 했지만, 궁극적인 원인은 피고인의 외도 행위 때문이었다”며 A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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