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북한 인명록'·'주요 인물정보' 발간
리선권, 대남업무 전담
평양 방문 기업 총수들에 "냉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
대남 강경파로 알려진 리선권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탈락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치국은 상무위원, 위원, 후보위원 등 30명 안팎으로 구성된 북한 내 최고 권력기구다.
통일부는 21일 발간한 '2023 북한 기관별 인명록'에서 리선권을 정치국 후보위원 명단에서 제외했다. 통일부는 리선권이 정치국 회의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환영·환송 당시 보이지 않은 점을 근거로 후보위원에서 탈락했을 가능성을 주시해왔다. 통일부 당국자는 "통상 정치국 후보위원에 통전부 몫이 한 자리 있는데, 김영철 통전부 고문이 정치국 후보위원이 됐기 때문에 리선권이 후보위원으로 들어가지는 않았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다만 리선권의 정치국 멤버 탈락이 통전부의 위상 하락과는 무관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군 출신의 리선권은 북한의 대표적 '대남통'으로 꼽힌다. 남북 장성급 회담 수석대표 등을 맡았고 조국평화통일위원장, 외무상 등을 지냈다. 성격이 다소 급하고 다혈질적인 것으로 알려진 그는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평양을 찾은 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라고 핀잔을 준 일화로 유명하다. 같은 해 10월 10·4선언 행사 때 회의장에 3분 늦게 도착한 조명균 당시 통일부 장관에게 "관념이 없으면 시계가 주인 닮아서 저렇게 된다"고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통일부는 또한 북한의 첨단무기 연구 및 개발을 주도하는 국방과학원 원장에 미사일 전문가인 김용환이 발탁됐다고 추정했다. 김용환은 정부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 발사에 대응해 지난 1일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동안 직함이 등장한 적이 없었는데, 정부는 '727 연구소'의 소장을 지낸 것으로 추정했다. 해당 연구소는 국방과학원 산하기관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
통일부는 또 북한군의 작전지휘를 총괄하는 총참모장을 맡고 있는 리영길은 지난 8월 해당 직책에 임명된 뒤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직과 당 비서직에서는 탈락했다고 분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같은 인물이 총참모장 직위와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직을 겸직하는 것은 아니고, 서로 다른 사람이 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봤다"며 "과거 총참모장이었다가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했던 박정천의 경우 아직 정치국 후보위원에 올라오지는 않았는데, 다음 주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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