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차 신예의 프로 첫 데뷔 무대
2세트부터 팀 선수들과 호흡 맞춰
팀 공격수 다각도 활용해 수비 뚫어
선두 자리를 놓고 벌어진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3라운드 맞대결 관전 포인트는 현대건설의 '19세 신인 세터' 김사랑이었다. 주전 데뷔 무대이자 강팀과의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팀 공격수를 다채롭게 활용하며 상대 수비라인을 물 흐르듯 뚫는 모습에 강성형 감독도 호평을 쏟아냈다.
현대건설은 20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치른 흥국생명과의 3라운드에서 3-1로 승기를 잡으며 9연승을 내달렸다.
사실 이번 경기는 현대건설에 쉽지 않은 싸움이었다. 앞선 1·2라운드 모두 흥국생명에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한 와중에 주전 세터이자 국가대표인 팀 에이스 김다인이 독감에 걸려 출전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또 흥국생명과의 승점 차가 1점밖에 나지 않아 선두자리를 굳히려면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악재 속 희망으로 떠오른 김사랑
믿을 건 팀워크와 김다인을 대신해 나선 김사랑의 활약. 김사랑에겐 프로 데뷔 후 첫 선발 경기다. 강 감독은 경기 시작에 앞서 "김사랑은 움직임이 빠르진 않지만 안정적"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하지만 긴장한 탓인지 김사랑은 1세트에서 상대 팀에 블로킹 5개를 내줬다. 반전은 2세트부터 시작됐다. 공격수들 간 호흡이 맞아떨어지면서 김사랑은 아포짓 모마, 아웃사이드히터(왼쪽 공격수) 위파이, 미들 블로커 양효진 등을 다채롭게 활용하며 흥국생명의 수비라인을 뚫었다.
2년 차 신예의 질주... 작지만 강하다
김사랑은 2022~23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1순위로 뽑힌 2년 차 신예다. 경기 수원시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수원체육관을 찾아 현대건설의 경기를 관람하며 프로의 꿈을 키웠다. 출신 고등학교인 한봄고 4관왕의 주역이기도 한데, 신장은 172㎝로 작지만, 공격수에게 블로커를 빼주는 세트 플레이를 매끄럽게 해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2022~23 시즌에 김다인 백업으로 교체 투입되며 첫 프로데뷔 무대를 치른 뒤 줄곧 김다인 뒤를 서포트했다. 볼 밑 자리를 곧 잘 찾아가고, 토스를 전달하는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올 시즌에도 강 감독은 김사랑을 적극 활용했다. 김사랑과 베테랑 아포짓 황연주를 더블 스위치로 기용해 김다인과 모마에게 쉴 틈을 줘 팀에 숨통이 트이도록 한 것이다. 덕분에 현대건설의 다른 공격수들과도 제법 호흡을 잘 맞춰가고 있다.
강성현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아직 히든카드가 안 나왔다고 했는데, 사랑이가 히든카드였다"며 "긴장하면 범실이 나오기 마련인데 서브도 강하게 공략을 잘했고, 토스도 상대를 속이는 건 아니었지만, 본인이 가진 역량만큼 긴장 안 하고 잘했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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