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서부서 출발… 총 86명 탑승
지중해 해상서만 올해 2250명 사망
영·이탈리아 "난민 송환비 공동 조달"
아프리카 리비아에서 난민들을 태우고 유럽으로 향하던 선박이 지중해에서 침몰해 60명 이상이 사망했다. 희생자 중에는 어린이도 포함돼 있었다. 매해 난민 수천 명을 집어삼키는 '죽음의 바다'에서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유럽은 밀려드는 난민을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대책 마련에만 골몰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국제이주기구(IOM)는 최근 리비아 서부 즈와라를 출발한 이민선이 지중해에 침몰하면서 어린이와 여성 등 최소 61명이 물에 빠져 숨졌다고 밝혔다. 당시 선박에는 총 86명이 타고 있었다고 한다. 사망자 대부분은 나이지리아와 감비아 등 아프리카 출신이었다. 구조된 생존자들은 리비아 구금 센터로 이송됐다.
올 들어 리비아와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거쳐 유럽행을 택한 이민자 수는 크게 늘었다. 주로 이들은 비교적 거리가 가까운 이탈리아 남부 람페두사섬을 목적지로 삼는다. 유엔난민기구는 올해 리비아와 튀니지에서만 15만 명 이상의 난민이 람페두사섬에 몰려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지중해는 난민들에게 '죽음의 바다'가 되어 가고 있다. 험난한 뱃길 때문에 악명이 높다. 지난 6월에도 난민 750명가량을 태우고 이탈리아로 향하던 선박이 지중해에서 침몰해 600여 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당시에도 구조 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않은 점이 참사 원인으로 지목됐다. 플라비오 디 지아모코 IOM 대변인은 "이민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지중해 중부 해상 경로에서만 올해 2,250명 이상이 사망했다"며 "바다 위 생명 구조에 충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극적인 수치"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불법 이주민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는 유럽은 반(反)난민 정책에만 속도를 내고 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16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튀니지에 발이 묶인 아프리카 이민자들의 본국 송환 비용을 공동 조달하기로 합의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사실상 난민들의 유럽 유입 자체를 차단하려는 조치다. 하지만 난민들 중엔 내전과 쿠데타 등 정치적 불안정, 또는 생활고 등을 피해 본국을 떠난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이 같은 조치가 근본적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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