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처벌 원치 않는 점 등 참작" 집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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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글을 모르는 동거남을 속여 대출을 받는 등 재산 수억 원을 빼돌린 60대 여성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12부(부장 김종혁)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3년을 명령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동거 중인 70대 남성 B씨를 속여 B씨 명의로 대출받거나 B씨 계좌에서 돈을 인출해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18년 B씨에게 보험가입서라고 속여 은행 대출신청서에 서명하게 한 뒤 B씨 명의의 건물을 담보로 1억 원을 대출받아 챙겼다. 지난해에는 B씨 동의 없이 B씨 소유의 토지를 팔거나 아파트 세입자와 재계약 하는 등의 수법으로 4억 원 가량을 빼돌렸다. 또 2016년부터 올해 초까지 B씨 계좌에서 373회에 걸쳐 7억3,400만 원을 무단 인출해 도박자금과 개인 빚을 갚는 데 썼다.
A씨와 B씨는 2009년 지인의 소개로 만난 후 동거를 시작한 사실혼 관계였다. A씨는 글자를 모르는 B씨를 대신해 은행 업무를 보는 등 B씨의 재산을 관리하던 중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해 금액 등을 볼 때 죄질이 매우 나쁘다”면서도 “10년 넘게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고, B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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