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에게 회의 중 재떨이 던진 사장 실형...법정구속

사장 1심서 징역 2년, 법정 구속
"갑질 문화 근절 위해 엄벌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직원에게 재떨이를 던져 다치게 하고 욕설을 한 기업 대표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갑질 문화 근절을 위해 엄벌이 필요하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홍성지원 형사1단독 김보현 판사는 특수상해와 모욕,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충남 홍성 모 중소기업 대표 A(51)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A씨는 4월 13일 홍성군 광천읍 자신의 회사 사무실에서 회의를 하다가 테이블 위에 있던 재떨이를 40대 직원 B씨에게 던지고, 다른 직원들 앞에서 욕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크리스털 유리로 만들어진 재떨이에 맞아 이마가 찢어져 병원으로 가 봉합수술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또 5일 뒤 회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채팅방에서 B씨를 지칭하면서 '미친 것들이 있으니 (방을) 다시 만드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A씨는 이날 저녁 B씨에게 돈을 줄 테니 사직서를 제출하라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B씨가 응하지 않자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고 의결했다. 이에 대해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8월 31일 부당해고 판정을 내렸다.

A씨는 이 밖에도 지난해 4월 1일부터 올해 2월 18일까지 근로자 121명이 근로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를 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7일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김 판사는 "사람이라면 다친 모습을 보고 응당 미안해하는 게 상식인데 대표이사로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한 번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고, 피해자의 인격과 자존감을 무너뜨려 놓고도 유리한 양형을 받기 위해 회사 직원들에게 자신에 대한 선처 탄원서를 제출하게 했다"며 "우리 사회의 갑질문화 근절을 위해 엄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양형사유를 밝혔다. 이날 A씨는 실형이 선고되자 "여직원에게 병원에 데려가라고 했다"며 "업무상 과실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게 얼마인데 사과를 안 했다고 그러느냐"고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