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2' 이진욱 "노출, 고민거리 아니었다" [인터뷰]

이진욱, '스위트홈' 시즌2서 열연
"송강, 처음 봤을 때 묘한 느낌"

이진욱이 '스위트홈' 시즌2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스위트홈' 시즌2는 배우 이진욱의 다양한 시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는 얼굴의 오른쪽과 왼쪽으로 각각 다른 인물을 그려내며 맡은 캐릭터의 특수한 상황을 표현하려 노력했다. 과감한 노출 액션 연기 또한 이뤄졌다.

이진욱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스위트홈' 시즌2는 욕망이 괴물이 되는 세상, 그린홈을 떠나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사투를 벌이는 차현수(송강)와 그린홈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담는 작품이다.

이진욱의 다양한 시도

이진욱이 '스위트홈' 시즌2를 위해 했던 노력을 떠올렸다. 넷플릭스 제공

이진욱은 정의명(김성철)에게 몸을 빼앗긴 편상욱을 그려냈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에 빠졌던 그는 인물의 의식을 따라가자고 생각했다. 이렇게 마음을 먹은 뒤 한층 접근이 쉬워졌다는 이진욱은 캐릭터의 외면 표현을 위해 했던 일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진욱은 "(다른 인격체가) 100% 장악하지 못한 편상욱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왼쪽 얼굴이 실제 감정을 담은 표정이고 오른쪽 입꼬리를 올리면 가짜 웃음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 부분을 차용했다. (시청자들이) 표정을 봤을 때 단번에 알아차리지 못하더라도 묘한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진욱은 얼굴의 오른쪽, 왼쪽에 각각 다른 인물의 표정을 담아내려 애썼다.

표정뿐 아니라 과감한 노출 장면 역시 '스위트홈' 시즌2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진욱은 "'노출을 하느냐, 안 하느냐'는 특별히 고민의 대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노출을 위한 노출이었다면 안 했겠지만 대본을 읽었을 때 (노출이) 말이 되더라. 능력을 잃은 정의명이 시체였으니 나체인 건 당연하다고 느꼈다. 여러 고민을 했는데 옷을 입고 있다고 설정한 후 액션을 하는 게 효과적이진 않았을 것 같다"는 게 이진욱의 설명이다.

성장한 송강

이진욱이 송강을 칭찬했다. 넷플릭스 제공

이진욱은 '스위트홈' 시즌2 속 확장된 세계관과 관련해 "새로운 이야기 같았다"고 이야기했다. 시즌2를 향한 호불호가 크게 갈리고 있는 가운데 "1편이 잘 돼서 (대중의) 기대치가 있었다. 2편에 대한 아쉬움은 어떤 작품이든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전작 뛰어넘는 후속작이 없다는 말까지 있지 않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쉬움이 부정적인 느낌은 아니다. 아쉬워야 시즌3를 보는 거 아닌가. 계획된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시즌3를 보면 많은 부분들이 해소되고 아쉬움 역시 줄어들 거다"라고 전해 '스위트홈' 시리즈의 이어질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스위트홈' 시즌1은 2020년, 시즌2는 2023년 공개됐다. 출연 배우들 또한 그동안 성장했다. 이진욱은 차현수를 연기한 송강의 성장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송강이라는 배우를 좋아한다. 팬으로서도 좋아한다. 처음 봤을 때 묘한 느낌이 있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송강의) 개인적인 배우 인생의 흐름과 차현수가 맞물려 있는 부분이 있다. 그걸('스위트홈'을) 찍고 3년 뒤에 인간 송강도, 차현수도 성장했다. 그게 재밌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진욱의 욕망

이진욱이 자신의 욕망에 대해 이야기했다. 넷플릭스 제공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이진욱은 좋은 사람들과 작품을 할 수 있었던 비결로 '인성'을 꼽았다. 그는 "배우에겐 인성이 중요한 듯하다. 그걸 무시하려면 엄청난 연기력을 갖고 있으면 된다. 그렇데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없다"고 말했다. 이진욱은 "나와 누군가에게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그 사람한테 문제가 있을 거다"라고 장난스레 농담을 하기도 했다. 유쾌한 성격의 소유자인 그는 '깊게 진지하게 생각하되 얽매이지 말자'는 가치관을 갖고 있다. 이진욱은 과거는 흘려보내려고 한다"면서 "어떤 일이 발생하면 하루이틀 잠 안 자고 고민한 후 결론을 빨리 내린다"고 했다.

이진욱이 지닌 순수함은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욕망 이야기를 할 때 드러났다. 이진욱은 '스위트홈'처럼 욕망을 투영한 괴물이 등장하는 세상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만약 내 욕망이 발현된다면 하늘을 나는 괴물이 되지 않을까. 별 거 안 하고 날아다니는 괴물일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늘을 날고 싶은 욕망이 크다. 여행을 좋아하고 아직도 비행기 타면 너무 좋다. 잠을 자는 게 아까울 정도다"라고 이야기했다. 열정과 순수함을 모두 소유한 이진욱의 모습은 그가 누리고 있는 뜨거운 인기의 이유를 짐작게 만들었다.

한편 '스위트홈' 시즌2는 지난 1일 공개됐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