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청주서 군인 음주 뺑소니 사고
"인건비 아끼려 배달도 하던 가장"
"내년 출산 계획에 자정까지 일해"
13일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무면허 음주 뺑소니 사고로 뇌사에 빠진 피해자가 두 달 전 결혼한 가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휴가를 나온 A상병은 여자친구와 술을 마신 뒤 무면허로 차량을 운전하다 13일 오전 0시 26분쯤 청주시의 한 도로에서 앞서가던 배달 오토바이를 들이받고 달아났다. 오토바이 운전자 B(31)씨를 바닥에 방치한 채 현장을 이탈했고, 뒤늦게 병원으로 옮겨진 B씨는 뇌사 판정을 받았다.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에 따르면 B씨는 구조 당시까지 의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B씨 가족에 따르면 B씨는 지난 10월 결혼했다. 청주에서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해온 B씨는 인건비를 아끼고자 직접 배달까지 해왔는데, 사고 당일도 배달을 마치고 신혼집으로 퇴근하던 길이었다. B씨의 아내는 언론 인터뷰에서 "내년에 아기 가질 준비를 하려고 직접 배달을 했다"라면서 "프랜차이즈 창업의 꿈을 갖고 밤늦게까지 일을 하며 애를 쓰던 남편이었다. 집에서 남편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저한테 이런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며 눈물을 흘렸다.
잠을 자다 경찰로부터 전화를 받은 B씨의 아버지는 "사람이 바닥에 축 늘어져 있었는데 병원에라도 데려가주지"라며 "평생 하나밖에 없는 아들 하나만 보고 살았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A상병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무면허운전 등의 혐의로 체포해 군 헌병대에 인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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