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 이무생, 거듭 "감사" 외친 사연 [인터뷰]

이무생, '노량: 죽음의 바다' 고니시 역으로 열연
"김윤석, 이순신 장군 빙의된 느낌"

이무생이 '노량: 죽음의 바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감사'는 배우 이무생의 인터뷰 중 유독 많이 나온 말이었다. 그는 '노량: 죽음의 바다' 김한민 감독에게도, 제작진에게도 고마운 마음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이무생을 격려해 줬고 책까지 건넸단다. 제작진은 철저한 준비로 이무생의 두려움이 사라지도록 도왔다. 응원해 주는 팬들 또한 이무생이 감사함을 느끼게 만드는 존재들이다.

이무생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김한민 감독의 격려

이무생이 '노량: 죽음의 바다' 김한민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무생은 '명량'과 '한산: 용의 출현'을 뒤를 이어 대중을 만나는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 왜군 선봉장 고니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고니시는 왜의 승리를 위해 이순신 장군을 제거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는 인물이다. 이무생은 "감독님이 처음에 출연 제안을 주셨을 때 '내 마음을 읽으신 게 아닌가' 싶었다. 이순신 3부작에 참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갖고 있었다"고 했다. 이순신 장군을 좋아했다는 그는 '노량: 죽음의 바다' 출연을 '영광'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물론 부담도 있었다. 이무생은 '내가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김한민 감독은 '부담 갖지 말고 작품 안의 고니시를 따라가 보자'라며 조언을 건넸고 이무생은 대사, 상황 등을 차근차근 살폈다. 그러자 안개가 걷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감독님께서 해주시는 얘기들을 중점적으로 파악하며 이행하려고 노력했다"는 게 이무생의 설명이다. 김 감독은 이무생에게 고니시가 나오는 책까지 선물해 줬다. 이무생은 "감독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도움이 많이 됐다"며 미소 지었다.

이무생 도운 사람들

이무생이 '노량: 죽음의 바다'에 출연한 배우들을 언급했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일본어까지 구사해야 하는 고니시 연기는 어렵지 않았을까. 이무생은 "두려움을 불식시킬 만큼 제작진분들이 준비를 많이 해주셨다. 항상 감사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일본어 선생님은 다양한 톤을 구사하며 이무생이 이성적이고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고니시를 섬세하게 그려낼 수 있도록 도왔다. 이무생은 "이 작품에 진심을 담아서 연기했다고 생각한다. 그 지점에서 '저 배우의 진정성이 느껴진다'라는 얘기를 듣는다면 감사할 듯하다"고 이야기했다.

'노량: 죽음의 바다'에 출연한 배우들은 이무생을 감탄하게 만들었다. 이무생은 이순신을 연기한 김윤석과 관련해 "예전에도 최고의 배우셨지만 이번에는 빙의가 되신 듯한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이무생이 바라본 김윤석은 자신을 완전히 비워냈다. 그 자리에는 이순신의 모습이 채워져 '노량' 속 완성도 높은 인물이 탄생하게 됐다. 이무생은 "이번 작품에서 비워냄의 극치를 본 듯하다"고 했다. 그는 김윤석은 물론, 다른 선배들에게서도 치열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봤다면서 '노량: 죽음의 바다'를 배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 배에 잘 탔구나'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규형과는 티키타카가 잘 맞았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무생은 영감을 촬영 현장에서 얻는단다. 그는 "상대와의 앙상블을 통해 영감을 찾는 듯하다. 상대를 믿는 만큼 나온다고 본다. 액션을 했을 때 리액션이 표현될 수 있는 게 아닌가. 액션을 제대로 받으려면 그를 믿어야 한다"고 생각을 드러냈다.

이무생의 원동력

이무생이 '노량: 죽음의 바다'를 향한 애정을 내비쳤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노량: 죽음의 바다'는 개봉 일주일 전 사전 예매량 10만 장을 가뿐히 뛰어넘어 시선을 모았다. 이무생은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관객분들이 보고 나면 한번 더 보고 싶어할 듯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진실성을 담은 영화가 흔치 않은데 울림을 받는 분들이 많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무생이 생각하는 작품의 메시지는 '살아있음에 감사'다. 그는 "이순신 장군님을 많이 사랑한다. '이순신 장군님이 최고야'라고 말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무한한 사랑을 느끼고 있다. 그분이 있었기에 내가 잘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이무생은 대중의 사랑이 자신에게 큰 원동력이 된다고 했다. 2006년 영화 '방과후 옥상'으로 데뷔해 오랜 시간 달려온 그는 "내가 좋아서 연기를 시작했을 뿐인데 그걸 보고 감동을 받거나 좋아해 주시고 공감해 주시지 않나. 감사함을 느낀다. 나 좋자고 했는데 좋아해 주시니까 원동력이 된다.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전했다. 자신을 향한 많은 이들의 도움과 사랑에 거듭 감사 인사를 전하는 이무생의 모습에서는 겸손함이 돋보였다.

한편 이무생이 출연한 '노량: 죽음의 바다'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