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달라" 애원하던 10대 두 자녀 살해한 친부 징역 30년

"피해자들 미성년자라 범행에 취약"

게티이미지뱅크

10대 자녀 2명을 살해한 뒤 자살을 시도한 친부에게 징역 30년이 선고됐다.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 장유진)는 14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A씨는 올해 8월 새벽 경남 김해시 생림면 한 야산 속 차량에서 고등학생 딸 B(17)양과 중학생 아들 C(16)군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후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자녀들 학교에 현장 학습을 신청한 뒤 경남 남해와 부산 등을 함께 다니다가 부친 산소가 있는 김해로 가 범행을 저질렀다. C군은 여행 직후 아버지에게 "같이 여행 와줘서 고마워요. 나중에 커서 보답할게요"라고 말했고, 범행 당시 "살려달라"고 애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A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실패해 붙잡혔다. 조사, 재판 과정에서는 모친과 갈등을 겪었으며 자신이 죽은 뒤 아이들이 모친에게 학대당할 것을 우려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A씨가 한 달 전부터 범행을 계획하고 범행 후 변명으로 일관하는 점 등을 고려해달라며 사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A씨는 모친과의 갈등이나 자기 처지에 대한 절망감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하지만 그러한 사정이 자녀의 생명을 침해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들 모두 미성년자라 범행에 취약했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