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 포기 곰 4마리, 제주 새 보금자리로 간다

강원 화천군 사육곰 농장에 마지막 남은 반달가슴곰 주영이(10세∙암컷)가 구조 전 철창을 잡고 있는 모습. 주영이는 지난 10월 구조됐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카라 제공

전시 시설에서 사육을 포기한 곰들이 제주에 새 보금자리를 얻게 됐다. 환경부는 경기 용인시의 전시·관람용 시설에 있던 곰 4마리를 오는 15일에 제주 자연생태공원 내 반달가슴곰 생태학습장으로 이송해 보호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이번에 이송되는 곰은 모두 2013년생으로 암컷 2마리와 수컷 2마리다. 민간 사육곰의 보호시설 이동은 지난해 멸종위기종인 곰 보호를 위한 ‘사육 종식 협약’이 체결된 후 첫 사례다. 환경부는 지난해 1월 전남 구례군, 충남 서천군 등 지방자치단체와 동물단체, 사육농가 등과 함께 2025년까지 웅담채취용 등으로 곰을 사육하는 행위를 끝낸다는 협약을 맺었다.

곰들은 이송 전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의 곰 전문 수의사의 건강검진을 받는다. 이송 과정에서는 무진동 차량을 타고 완도항으로 이동해 배를 타고 서귀포의 자연생태공원에 도착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2026년까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곰 사육 금지를 법제화할 계획이다. 사육곰 전용 보호시설도 2025년 말까지 구례군·서천군에 건립해 시설에 남은 곰들을 수용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보호시설에 곰을 이송하는 전 과정을 지원하고 보호시설 관리에도 세심하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