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위 꾸려 국내 8개 연구실서 실험
"합성된 시료 모두 부도체 특성 보여"
연구진 비방전, 시료 미제공 비판도
세계 최초로 상온·상압 초전도체 물질인 'LK-99'를 발견했다는 국내 연구진의 주장을 검증해온 한국초전도저온학회가 공식적으로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닌 부도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는 13일 지난 4개월간의 검증 활동과 연구 결과를 담은 'LK-99 검증 백서'를 발간했다. 학회는 7월 22일 논문 게재 사이트인 '아카이브'에 LK-99 관련 논문 2편이 게재된 뒤 세계적으로 진위 논란이 확대되자, 8월 2일 검증위원회를 꾸린 뒤 대응에 나섰다.
검증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부산대, 성균관대(연구실 2곳), 경희대, 서울대, 한양대, 포스텍 소속 8개 연구실이 주도했다. 이들은 LK-99를 제작한 퀀텀에너지연구소로부터 시료를 전달받지 못해, 직접 논문에 공개된 합성 방법을 따르거나 고유의 방식으로 재료를 합성해 LK-99 시료를 만들었다. 검증위는 해당 시료들로 초전도성을 측정한 결과 △어떤 시료도 상온 근처에서 초전도성을 보이지 않았으며 △일부 시료는 100도 근처에서 저항이 크게 변하거나, 상온에서 자석에 끌리는 강자성의 성질을 보였고 △시료의 크기를 키웠을 때 시료의 특징이 크게 달라지는 것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합성 및 측정된 시료는 기본적으로 모두 부도체였다"면서 "불순물이 없는 균일한 조성을 가지는 단결정 시료에서는 10GΩ(기가옴) 수준의 저항값이 측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LK-99가 근본적으로 부도체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어느 시료에서도 초전도체가 가져야 하는 마이스너 효과가 관측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검증위는 맺음말을 통해 LK-99 연구진의 책임 있는 검증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LK-99 연구 결과가 공개되는 과정에서 '연구부정' 의혹이 제기돼 서로를 공개적으로 비방하거나, 시료를 제공하지 않은 행태를 '작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검증위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초래하는 연구 결과에 대해 해당 주장이 타당한지, 뒷받침할 근거가 적절한지 등에 대한 논의가 빠르고 효과적으로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의도적인 혹은 의도되지 않은 과학적 오류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라면서 "LK-99가 상온·상압 초전도체라는 주장이 과학적인 보편성을 갖는 사실로 입증되기 위해선 제3자에 의한 교차 측정과 재현 등의 절차가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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