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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KF-16 추락 원인은 "고무 패킹 떨어져 엔진 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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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KF-16 추락 원인은 "고무 패킹 떨어져 엔진 손상"

입력
2023.12.11 17:00
수정
2023.12.11 17:17
5면
0 0

공군 "제조사·정비창에 원인 규명 요청"
사고 전투기 조종사, 추락 1초 전 극적 탈출

KF-16C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공군 제공

KF-16C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공군 제공

공군은 지난 9월 21일 충남 서산 공군기지에서 KF-16C 전투기가 이륙 후 1분 31초 만에 추락한 사고에 대해 "엔진 날개 부품 중 고무 패킹이 떨어져 나가 엔진 내부로 유입돼 고장을 일으켰다"고 11일 밝혔다.

사고 전투기의 잔해와 비행기록장치(블랙박스), 조종사 등의 진술을 종합해 조사한 결과, 당시 KF-16은 이륙 36초 후 고도 약 314m 상공에서 강한 진동과 충격음이 발생한 뒤 엔진 추진력을 잃었다.

문제는 엔진 부품이었다. 엔진 팬 모듈의 에어실(링 형태의 금속체로, 엔진에 유입된 공기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부품) 안쪽 면에 부착돼 있던 러버실(엔진 작동 시 진동을 감소해 주는 부품)이 떨어져 나가면서 엔진 내부로 빨려 들어갔다. 공군은 "러버실 조각들이 엔진 블레이드 등 엔진을 손상시켰고, 이로 인해 연소실로 흡입되는 공기 흐름에 이상이 생겼다"고 결론 냈다. 사고 당시 조종사는 마지막까지 비행기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다 추락 1초 전 극적으로 비상탈출했다.

하지만 러버실이 왜 떨어졌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문제를 일으킨 엔진은 프랫앤휘트니(PW)사의 'PW-229' 모델로, 이 엔진에서 러버실이 떨어진 것은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다. 공군은 "사고 직후 엔진 제작사와 민간정비창에 원인 규명을 요청했다"면서도 "첫 사례이기 때문에 원인 규명에 얼마나 걸릴지는 예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공군은 엔진 노후화로 발생한 사고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해당 엔진은 1995년 12월 한국형 전투기 사업 1차분으로 국내에 도입돼 27년 11개월간 운용됐다. 운용 기간만 놓고 보면 꽤 낡은 것 같지만, 비행기 엔진은 일정 운용 시간을 달성하면 모듈별로 거의 새것처럼 정비하기 때문에 사고와 노후화의 인과관계는 없다는 것이다. 공군은 "사고 엔진의 정비 후 운용 시간은 재정비 기준 시간 대비 23% 수준으로 컨디션이 좋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그간 비행이 금지됐던 사고 모델 엔진 장착 전투기들은 18일부터 비행을 재개할 계획이다. 공군은 남은 기간 동안 F-15K, KF-16 등 전투기 150여 대(엔진 기준 200여 개)의 동종 엔진 전체를 대상으로 비디오스코프(일종의 내시경) 검사 등 정밀 검사를 실시해 러버실 부착 상태를 면밀히 점검할 예정이다. KF-16은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4세대)로, F-16의 주요 부품을 국산화해 국내에서 조립 생산한 기체다. 1인승 C와 2인승 D, 2개 유형으로 나뉜다.

주한미군 F-16, 훈련 중 서해상 추락… 조종사는 무사히 구조

한편 이날 주한미군 미 7공군 제8전투비행단 소속 F-16 전투기 1대가 훈련 도중 추락했다. 전북 군산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직후인 오전 8시 43분쯤 비상 상황이 발생해 조종사는 탈출했고 기체는 서해에 추락했다. 조종사는 우리 해군과 해경에 의해 구조됐다. 매튜 게트케 8전비단장(대령)은 "동맹인 한국군이 우리 조종사를 무사히 구출해 준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군산 공군기지는 우리 공군과 주한 미 7공군이 함께 사용하고 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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