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 SK 21.9조·현대차 9.5조 증가
셀트리온, 내부거래 비중 43%로 가장 커
총수일가 지배할수록 내부거래 많아
지난해 삼성, 현대차, SK 등 총수가 있는 상위 10개 기업집단의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금액이 최근 5년 사이 가장 크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 일가 또는 총수 2세가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1일 발표한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자산 총액 5조 원 이상인 82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내부거래 금액은 752조5,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거래의 33.4% 규모다.
국내계열사 내부거래 금액은 2021년 217조5,000억 원에서 지난해 270조8,000억 원으로 53조3,000억 원이 증가했다. 전체 거래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11.8%에서 12.3%로 커졌다. 올해 처음 공표한 국외계열사와의 내부거래 금액은 전체 거래의 21.2%인 477조3,000억 원이었다. 국외계열사 내부거래는 대부분 국내 공장 생산 제품을 해외 판매 법인이 팔 때 일으킨 매출이다. 일감 몰아주기 등 위법 가능성이 국내계열사 내부거래보다 작은 편이다.
국내계열사 내부거래 확대는 총수 있는 상위 10대 기업 영향이 컸다. 지난해 10대 기업의 국내계열사 내부거래는 196조4,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0조5,000억 원 늘었다. 최근 5년 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이에 따라 2019년 14.1%에서 2020년 13.1%, 2021년 12.9%로 떨어지던 10대 기업의 내부거래 비중도 지난해 13.9%로 다시 올랐다.
특히 SK와 현대자동차의 내부거래 규모가 지난해 대비 각각 21조9,000억 원과 9조5,000억 원 증가하면서 비중을 늘렸다. SK는 지난해 SK에너지가 계열사에 판매한 제품 가격이 고유가로 오르면서 내부거래 금액을 높였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해외 판매 수요 증가를 뒷받침하기 위해 계열사로부터 부품을 많이 사들인 게 내부거래를 키웠다.
비중면에서는 셀트리온이 가장 컸다. 셀트리온은 내부거래 금액은 1조7,000억 원으로 10대 기업보단 크게 낮지만, 그 비중은 43.7%에 달했다. 셀트리온은 의약품 유통·판매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거래가 내부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11.7%로 집계됐다. 지분율이 30% 이상, 50% 이상, 100%일 때 내부거래 비중은 각각 12.6%, 18.8%, 27.7%로 올라갔다. 이런 현상은 총수 2세가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회사에서도 똑같이 나타났다.
홍형주 공정위 기업집단관리과장은 "내부거래 비중·금액이 크다고 부당 내부거래 소지가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총수 일가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 간 정비례 관계가 지속하고 있어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모니터링 필요성은 상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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