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스파크 인수 둘러싼 배임 의혹
인수 과정에 오토에버 측 관여 의심
KT그룹이 현대자동차 관계사 지분을 '보은' 성격으로 고가에 매입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1일 현대오토에버 본사 등에 대해 강제수사에 나섰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는 차량용 소프트웨어 등을 만드는 코스피 상장 회사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용성진)는 이날 현대오토에버의 서울 강남구 소재 본사와 클라우드 운영센터, 삼성동 사옥 등 3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내부 자료를 확보했다. 지난달 20일 서정식 전 현대오토에버 대표 등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추가 증거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KT클라우드가 차량용 클라우드 업체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스파크·현 오픈클라우드랩)를 정상 가격보다 비싸게 인수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를 수사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동서 박성빈 전 대표가 설립한 업체다. KT클라우드는 지난해 9월 스파크 지분 100%를 실제 가치보다 높은 가격(206억8,000만 원)에 매입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검찰은 이런 고가 매입에 '보은 성격'이 있다고 의심하는 중인데, 과거 현대차가 구현모 전 KT 대표의 형이 운영하던 회사 '에어플러그'를 인수한 적이 있다.
검찰은 KT클라우드의 스파크 인수 과정에 현대오토에버가 관여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스파크는 거래 물량 100%를 현대오토에버에 의존했던 회사라, 현대오토에버의 도움 없이는 인수가 성사되기 힘들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앞서 검찰은 8월 KT본사와 KT클라우드, 스파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지난달 17일 스파크 인수에 관여한 KT와 KT클라우드 직원 2명의 주거지, 같은 달 20일에는 서 전 대표와 스파크 관계자 등 4명 주거지를 잇따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서 전 대표 등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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