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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에 취해 의로움을 잊었다' 교수들이 꼽은 올해 사자성어 '견리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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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에 취해 의로움을 잊었다' 교수들이 꼽은 올해 사자성어 '견리망의'

입력
2023.12.10 15: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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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신문, 대학교수 1315명 대상 투표


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한 '견리망의'. 추천자인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가 직접 썼다. 교수신문 홈페이지 캡처

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한 '견리망의'. 추천자인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가 직접 썼다. 교수신문 홈페이지 캡처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다.' 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견리망의(見利忘義)'였다.

교수신문은 전국 대학교수 1,315명을 상대로 '2023 올해의 사자성어' 선정 투표를 진행한 결과 견리망의가 30.1%(398명)로 최다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투표는 교수 20명의 추천, 교수신문 예비심사를 거쳐 추려진 5개 사자성어를 후보로 진행됐다.

견리망의를 추천한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중어중문학)는 "지금 우리 사회는 나라 전체가 마치 각자도생의 싸움판이 된 것 같다"며 "정치인은 국민들을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김 교수는 "개인생활도 마찬가지라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이 정당화되다시피 했다"며 "분양사기, 전세사기, 보이스피싱 등 사회가 마치 견리망의의 전시장이 된 것 같은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어에 투표한 교수들은 선정 이유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를 막론하고 공천권자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상황을 잘 묘사한다"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가 무너지고 사회가 나아갈 방향이 불확실해졌다" 등을 들었다고 교수신문은 전했다.

두 번째로 많은 표를 얻은 사자성어는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의 적반하장(賊反荷杖·25.5%)이었다. 추천자인 이승환 고려대 명예교수(동양철학)는 "무능한 국정운영 책임은 전 정부 탓을 하고, 언론 자유는 탄압하면서 기회만 되면 자유를 외쳐대는 자기기만을 반성해야 한다"며 정부를 질타했다. 3위는 '피리를 불 줄 모르면서 악사들 틈에 끼어 인원수를 채운다', 즉 '실력 없는 사람이 높은 자리를 차지한다'는 뜻의 남우충수(濫竽充數·24.6%)였다.

이훈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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