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마이코플라스마·백일해 동시 유행하자
호흡기감염병 관계 부처 합동 대책반 구성
"소아청소년 맞춤 대책 미리 내놨어야" 지적도
심상찮은 인플루엔자(독감) 유행과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에 대한 국민 불안이 커지자 정부가 합동 대책반을 가동한다. 올해 초부터 호흡기감염병 유행이 이상 현상을 보였던 만큼 정부가 더 빨리 움직여야 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질병관리청은 8일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교육부 등이 참여하는 '호흡기감염병 관계 부처 합동 대책반'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대책반은 앞으로 호흡기감염병 유행 감시, 소아 병상 모니터링 및 예방접종 독려, 단체생활 시설에서의 예방수칙 전파 등을 맡는다. 항생제와 치료제는 충분하나 해열제나 기침약 등 호흡기감염병 유행 시 수요가 급증하는 의약품 수급 상황도 더 철저히 관리한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주로 소아가 걸리는 점을 고려해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에서의 예방교육도 강화한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치료법 이미 잘 알려져" 불안감 경계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 대응이 늦었다"고 지적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올해 유독 어린이와 청소년 환자가 집중적으로 생기는 특이한 상황이 지속되는데, 이유 분석과 그에 맞는 대책이 미리 나왔어야 했다"며 "큰 증상 없이 넘어간다고 해서 보건당국이 무심하게 대응한 것 같다"고 했다. 통상 여름철에 유행이 끝나는 독감이 올해는 처음으로 종료 없이 계속된 게 예년과 다르다는 얘기다. 아데노바이러스와 백일해 등 소아를 중심으로 호흡기감염병 여러 개가 동시에 유행하는 것도 특이한 상황이다.
독감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외래 1,000명당 의심 증상을 보인 환자(의사환자 분율)가 48.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명)의 3.2배다. 백일해 환자는 10월 29명에서 지난달 122명으로 늘었다. 3, 4년 주기로 발생하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입원 환자도 지난달 첫째 주 174명에서 이달 첫째 주 249명으로 1.4배 증가했다. 환자의 78.3%는 1~12세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하지만 질병청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감염 시 증상이 20일 이상 지속되긴 하나 감기와 비슷하고 가볍게 넘어가는 편이기 때문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이미 치료법이 잘 알려진 질환"이라며 "입원 환자도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절반 수준"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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