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최고] 보툴리눔 톡신 시술 10명 중 7명 내성 의심 증상 경험
‘보톡스(제품명)’로 널리 알려진 ‘보툴리눔 톡신’은 턱이나 종아리 근육 축소, 주름 완화 등 미용 목적으로 아주 흔하게 쓰인다. 피부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억제하는데, 이로 인해 나타나는 근육 마비가 주름을 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보툴리눔 톡신 1회 시술비가 4,900원까지 내려가는 등 시술비가 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해 피부 마사지를 하듯이 시술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보툴리눔 톡신을 오·남용하다간 자칫 내성(耐性)이 생겨, 치료 목적으로 사용을 할 때 효과가 전혀 없게 되고 50~60대에게는 뇌졸중(뇌출혈, 뇌경색)이나 근육 관련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술 경험이 있는 20~59세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절반 이상이 연평균 2회 이상, 한 번에 2부위 이상 시술했는데, 시술받은 사람 가운데 74%는 보툴리눔 톡신 내성이 의심되는 경험을 했다.
보툴리눔 톡신 내성 의심 증상은 △같은 효과를 위해 더 많은 약물을 사용해야 할 때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한 약물 사용 간격이 짧아지는 때를 말한다.
박제영 압구정오라클피부과의원 대표원장은 “50~60대가 되면 뇌졸중이 발생하기 쉬운데, 이때 치료 목적으로 보툴리눔 톡신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미용 목적으로 사용했던 보툴리눔 톡신 때문에 내성이 생기면 보툴리눔 톡신을 이용한 뇌졸중 후유증 치료가 어려워진다”고 했다.
보툴리눔 톡신의 내성 위험을 줄이기 위해선 의료소비자의 노력이 중요하다. 보툴리눔 톡신 사용 용량과 횟수는 내성 위험과 비례하기 때문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보툴리눔 톡신의 내성 안전성은 복합 단백질과 비활성화 신경 독소와 관련 있고, 적정 용량과 주기를 지키지 않으면 내성 발생 위험이 더 커진다”고 했다.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환자마다 보툴리눔 톡신 시술 부위, 이전 시술 이력 등에 따라 권장 주기와 용량이 달라지기에 반드시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고, 적절한 주기와 정확한 용량을 택해야 내성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보툴리눔 톡신 시술 규제 강화 필요성이 대두됐다. 김인규 연세대 K-NIBRT사업단 교수는 “미국에서는 보툴리눔 톡신을 취급할 때 모든 상황에 앞서 취급자와 취급 기관에 대한 사전 규제가 마련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사전 규제가 없고 신고제로 운영돼 관련 사고를 미리 예방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문옥륜 한국위해관리협의회 산하 ‘보툴리눔 톡신 안전 사용 전문위원회’ 위원장은 “보툴리눔 톡신이 대중적으로 많이 사용되면서 안전성 문제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며 “보툴리눔 톡신은 다양한 질환에 사용되는 의약품으로 면역 원성 발생이라는 잠재적 위험성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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