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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걷다 맨홀 뚜껑 밟았더니 '폭삭'… "전수조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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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걷다 맨홀 뚜껑 밟았더니 '폭삭'… "전수조사 필요"

입력
2023.12.08 17: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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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 맨홀, 90년대 말부터 설치 확대
"사용 연한 규정, 구체적 기준 있어야"

서울 시내에 설치된 조화 맨홀.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시내에 설치된 조화 맨홀.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근 부산의 한 인도에서 맨홀 뚜껑이 갑작스럽게 부서져 행인이 다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이와 같은 종류의 맨홀이 전국 곳곳에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균열이나 노후화로 안전에 취약한 맨홀을 전수조사하고 구체적인 관리 기준을 마련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8일 부산 동구 등에 따르면 이틀 전인 6일 오전 11시 10분쯤 부산 동구 좌천동 한 인도에서 20대 A씨가 밟은 맨홀 뚜껑이 파손됐다. A씨는 팔을 인도에 걸쳐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아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어깨 부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한 목격자는 "사고 직전 아이들이 그곳을 지나갔는데 그대로 빠졌다면 대형 사고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A씨가 밟은 맨홀 뚜껑은 도시 미관 등을 이유로 주변과 잘 어우러지도록 만들어진 이른바 '조화 맨홀'이다. 철로 된 제품보다 약 5배 정도 싸다는 장점이 있어 1990년대 말부터 전국 곳곳에 만들어졌다. 그러나 콘크리트 재질이라 두께가 2.5∼5㎝에 불과한 데다 설치된 지 20~30년이 지난 제품이 적잖다. 이번에 사고가 난 맨홀 뚜껑의 경우 바닷가 부근이라 염분 등의 영향으로 부식이 빨라졌을 가능성도 있다.

추락 방지용 시설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맨홀 등 상하수도 시설물을 관리하는 환경부 등에 따르면 전국 각지에 343만여 개의 맨홀이 있는데 추락방지 장치가 있는 건 16만여 개에 불과하다. 작년 여름에는 서울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하수도 맨홀 뚜껑이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열려 2명이 실종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정부와 지자체가 맨홀 뚜껑 아래에 그물이나 철 구조물 등을 덧대는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예산 등의 이유로 한꺼번에 설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일단 맨홀 노후화에 대한 기준과 구체적인 사용 연한을 정하고, 취약 지역 맨홀부터 우선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 회장은 "맨홀은 한 번 설치하면 오랜 기간 교체를 하지 않는다는 특성 때문에 관리 규정 등이 불분명한 측면이 있다"며 "최근 침수로 인한 피해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순차적으로 사용 현황 등을 규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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