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호조·반도체 회복 지속
10월 수출 14개월 만 '플러스'
"연 300억 달러 흑자 달성 가능"
수출 개선 흐름이 이어지며 경상수지가 2년 만에 최대폭 흑자를 달성했다. 한국은행은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분명해졌다"고 평가했다.
8일 한은이 낸 '10월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10월 경상수지는 68억 달러(약 8조9,000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으로 들어온 돈이 나간 돈보다 그만큼 더 많았다는 뜻이다. 흑자 규모는 2021년 10월 79억 달러 이후 가장 컸다. 지난해 7월 이후 첫 '6개월 연속 흑자'이기도 하다.
한은은 경상수지 흑자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본다. 5~10월 평균 경상수지가 48억 달러 수준인 데다, 수출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0월 수출은 지난해 8월 이후 처음 전년 동월 대비 증가(+7.6%)했다. 승용차 호조 및 반도체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석유제품 수출이 증가 전환한 결과다. 다만 수입의 전년 대비 감소폭이 줄면서 10월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53억5,000만 달러로 전월(74억2,000만 달러)보다 줄었다.
서비스수지는 마이너스(-)12억5,000만 달러로, 적자폭이 전월(31억9,000만 달러)보다 줄었다. 여행수지의 경우, 중국 경기 둔화, 단체 관광(유커)보다 개인 관광(싼커)을 선호하는 현상 등으로 중국 관광객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지만, 그 빈자리를 동남아와 일본 관광객이 메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식재산권 사용료 수지 적자가 줄고, 정보기술(IT)·의료 부문 등 기타서비스 수지가 증가한 것도 적자 규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 본원소득수지는 국내 기업의 외국 자회사가 보내오는 배당 수입이 증가하면서 흑자 규모를 27억7,000만 달러로 확대했다.
한은은 최근 연간 경상수지 전망을 300억 달러로 8월 전망보다 30억 달러 상향했는데, 무난히 달성할 것이란 예상이다. 1~10월 누적 경상수지가 233억7,000만 달러로, 남은 두 달간 월평균 33억1,000만 달러 흑자를 내면 예상 수준에 부합한다.
이동원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11월 통관 수출 증가율이 확대됐다. 반도체 수출이 증가 전환했고, 대(對)중국 수출도 지난해 수준에 가까워졌다"고 부연했다. 내년 수출 증가율은 9% 내외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당분간 '불황형 흑자(수출보다 수입 감소폭이 더 큰, 무늬만 흑자)' 논쟁도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12월 경상수지는 연말 에너지 소비, 겨울방학 기간 해외여행 수요, 해외 투자자 대상 분기 배당금 지급 등 계절적 요인으로 흑자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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