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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요구에 배송기사 월급 하루아침에 100만원 깎일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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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요구에 배송기사 월급 하루아침에 100만원 깎일 판"

입력
2023.12.0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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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 "쿠팡, 건당 100~250원 수수료 삭감 제시"
쿠팡 측 "물량 안정적이라 타 택배사보다 수입 높아"

서울의 한 쿠팡 배송 캠프 앞에서 한 배송기사가 트럭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의 한 쿠팡 배송 캠프 앞에서 한 배송기사가 트럭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경기 지역에서 쿠팡 퀵플렉서 배송기사로 일하는 A씨는 최근 대리점에서 일방적으로 '배송 단가 인하' 통보를 받았다. 기존에는 배송 수수료가 건당 770원이었는데, 내년부터 650원으로 내린다는 것.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한 달 수입이 100만 원이나 깎일 상황이었다.

알고 보니 원청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배송 계약을 맺은 대리점에 수수료 인하를 요구한 게 원인이었다. A씨가 속한 대리점은 박스당 수수료 120원을 삭감당했고, 이는 고스란히 A씨를 비롯한 배송기사 수입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는 7일 서울 강남구 CLS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와 같은 현장 배송기사 상황을 전하면서 "CLS가 전국 400여 개 대리점을 상대로 건당 100~250원에 달하는 수수료 삭감안을 제시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이를 시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CLS는 쿠팡의 물류전문 자회사다. 과거 쿠팡은 '쿠팡친구'란 이름으로 배송기사를 직고용했지만, 최근에는 여타 택배사와 유사하게 간접고용 특수고용직(특고) 신분인 퀵플렉서를 대폭 늘렸다. 'CLS→대리점→퀵플렉서'의 재하청 계약 구조 속에서 '병'(丙)인 퀵플렉서들은 일방적 수수료 삭감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게 택배노조 설명이다.

이에 쿠팡 측은 "퀵플렉서는 안정적인 물량 보장으로 타 택배사 대비 높은 수입을 보이고 있으며, 내년 연간 수입도 올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아파트, 엘리베이터 비율 등 노선 특성을 고려해 영업점(대리점) 협의로 노선별 수수료가 정해지며,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노선은 수수료가 인상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택배노조는 이에 대해 "CLS가 제시한 삭감안은 아파트 노선은 100~250원 삭감, 지번 노선은 겨우 10~50원 인상"이라며 "노조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삭감된 곳이 압도적으로 많고, 그 액수도 훨씬 크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택배노동자들은 더 많이 배송해 수입 감소분을 메우려 하게 되고, 이는 장시간 노동과 과로로 이어진다"며 "작년에만 3,000억 원 영업이익을 거둔 원청에서 수수료를 인상하지는 못할망정 대폭 삭감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나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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