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김기현 희생·혁신 의지 확인"
김기현 "지도부 의지 믿고 맡겨 달라"
'희생' 혁신안 수용 여부를 두고 대립했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파국을 막기 위해 6일 마주 앉았다. 김 대표는 대표직을 지키면서 내년 총선을 주도하고, 인 위원장은 혁신안을 공천 과정에 반영하는 실리를 얻기 위한 갈등 봉합 시도로 풀이된다.
김 대표와 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부터 국회 당대표실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먼저 기다리고 있다가 인 위원장을 맞이한 김 대표는 "한 40일 정도 된 것 같은데 어느 혁신위보다도 왕성하게 활동하셔서 당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많은 역할을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어 "혁신안 중 실천 가능한 부분이 상당히 많이 있기 때문에 그런 점들을 잘 존중하고 녹여내 결과물로 만들어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감사합니다"라고 짧게 화답했다.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에선 "지도부의 혁신 의지를 믿고 맡겨달라"고 말했고, 인 위원장은 "오늘 만남을 통해 김 대표의 희생과 혁신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며 오는 11일 최고위원회에서 혁신안을 종합 보고하겠다고 밝혔다고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표는 또 "혁신위가 제안한 안건들은 당의 혁신과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 걸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약 20분간 진행된 간담회에선 혁신위가 출범한 이후 도출한 1~7호 안건을 얼마나, 어떻게 수용할지에 대한 의견이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혁신위의 희생 요구를 당장 수용하지 않더라도 향후 공천 과정에서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를 두고 양측이 절충점을 모색했을 가능성이 있다.
혁신위는 지난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를 계기로 출범했다. 김 대표는 혁신위 출범 당시엔 "전권을 주겠다"며 힘을 실었지만, 인 위원장이 지난달 3일 지도부 등을 겨냥해 불출마 및 험지 출마 등의 희생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당내 갈등이 본격화했다. 희생을 요구받은 당 주류들이 혁신위의 희생 요구에 아무도 반응하지 않자, 인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공천관리위원장 자리까지 요구하면서 파열음이 최고조에 달했다. 김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비공개 오찬을 가진 것을 두고 대통령실이 김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혁신위 좌초는 지도부 책임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만큼 김 대표가 봉합 시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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