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대기관리권역법에 보급 늘려
현대차·기아 나란히 새 모델 출시

성능 개선된 신형 LPG 1톤 트럭 탱크. 그래픽=송정근 기자
'소상공인의 발'로 여겨지는 1톤(t) 트럭 시장에서 디젤 시대가 저물고 터보 엔진을 단 '액화석유가스(LPG) 트럭' 시대가 열렸다. 정부가 바뀐 대기관리권역법에 따라 2024년부터 소형 택배화물차 등에서 경유차 신규 등록을 금지하면서다. 한때 찾는 이들이 없어 생산을 중단했지만 성능과 편의성을 강화한 LPG 트럭들이 새로 등장하면서 전기차 택시 확산으로 움츠려 들었던 LPG 시장도 덩달아 부활을 꿈꾸게 됐다.
6일 완성차와 LPG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발맞춰 현대차와 기아가 내놓은 1t급 신형 LPG 트럭들에 대한 소상공인 반응이 뜨겁다. 대한LPG협회에 따르면 LPG 2.5 터보 엔진을 넣은 1t 트럭 '2024 포터 2'와 기아 LPG '봉고3'는 지난달 말 출시 이후 1주일 만에 각각 2만5,180대, 5,517대가 팔렸다.
1회 완충시 주행거리 50km 이상 '쑥'

서울 시내 한 LPG충전소 전경. 연합뉴스
그야말로 '화려한 부활'이다. 현대차가 2003년 수요 부진을 이유로 LPG 포터 단종 결단을 내리는 등 그동안 LPG 트럭에 대한 반응은 시들했지만, 재탄생 모델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엔 확실히 다르다"며 자신감을 드러낸다. 20년 전과 달리 ①대기 질 개선에 대한 운전자들의 공감대가 높은 데다 ②새 트럭의 연비가 크게 좋아졌고 ③차량 내부에 첨단 기능들을 대거 담아 운전이 훨씬 편리해졌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기존 1t LPG 트럭의 연료 탱크는 전체 용량의 85%인 약 71L를 충전할 수 있어 1회 완충 시 약 462㎞만 달릴 수 있었지만 새로운 봉고와 포터에는 94L 용량의 탱크가 장착된 데다 연비도 개선(L당 6.5㎞→7㎞)돼 1회 완충 시 주행 거리는 약 525㎞까지 늘어났다. 무엇보다 3~5분의 충전 시간이면 완충에 다다를 수 있어 급속 충전으로도 최대 1시간 가까이 걸리던 전기 트럭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도 부활 비결로 꼽힌다.
전기차 확산에 고전하던 LPG 사업자들도 숨통

봉고 LPG 터보 내관. 현대차·기아 제공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기존 1톤 트럭에 흔히 쓰이지 않았던 스마트키, 스마트 내비게이션, 크루즈컨트롤, 통풍시트 등 운전자 편의 사양이나 차로 이탈 방지장치, 전방 충돌 방지장치, 자동기어 잠금장치 등 안전 사양들에 대한 반응도 좋다"고 했다. 이와 함께 운행하던 디젤차를 폐차하고 LPG 트럭을 사면 최대 900만 원(신차 구입 보조금 100만 원, 경유차 조기 폐차 지원금 최대 800만 원)을 지원하는 정부 정책도 LPG 트럭 전환에 힘을 보탠다.
LPG 트럭 확대가 본격화되면서 그동안 전기차 확산으로 고전했던 차량용 LPG 공급 사업자들도 시장이 되살아날 것에 대한 기대를 드러낸다. 한국LPG산업협회에 따르면 2010년 245만 대 수준이던 LPG차량 수는 2020년 200만 대를 밑돌았고 전국 LPG 충전소 평균 판매량도 2010년 2,430t에서 2020년 1,370t으로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LPG 충전소들은 수익의 40%를 책임지던 택시 회사들이 정부 정책에 따라 전기차 비중을 늘린 데다 LPG 승용차 생산도 꾸준히 감소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LPG 트럭이 인기를 끌면서 LPG충전소 역시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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