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해외로 알린 대표 번역가 4인
올해 한국문학번역상 대상 수상의 영예
김혜경·드크레센조-이승우 '캉탕'(불어)
오영아-조해진 '단순한 진심'(일어)
리아 요베니띠-김혜진 '딸에 대하여'(이탈리아어)
"일본 친구들에게 김연수, 은희경 같은 한국의 멋진 작가를 소개하고 싶어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이번 수상이) 배워오면서 열심히 했다고 큰 동그라미를 준 것 같아요."
한국문학번역원이 6일 뛰어난 번역을 보여준 번역가에게 수여하는 한국문학번역상의 올해 대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김혜경·장클로드 드크레센조(프랑스어), 오영아(일본어), 리아 요베니띠(이탈리아어) 등 총 4명이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영아 번역가는 재일 교포 3세로서 남다른 기쁨을 표했다. "조부모님이 한국을 떠난 지 100년 만에 한국에서 상을 받아 감회가 깊다"고 그는 말했다. 조해진의 소설 '단순한 진심'을 2021년 일본어(아키쇼보 출판사)로 옮긴 오 번역가는 "원작이 지니는 공간성과 역사성, 나아가 각 등장인물의 개별서사성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원작을 충실히 재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매년 심사대상 언어권을 다르게 진행하는 한국문학번역상은, 올해 프랑스어 일본어 아제르바이잔어 이탈리아어 크로아티아어 등 5개 언어권에서 2021년부터 2022년에 출간된 총 130종의 번역서를 심사 대상으로 삼았다. 시상식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렸다. 번역대상 수상자는 상금 2,000만 원과 상장 및 상패를 받았다.
프랑스어권 번역대상은 이승우의 '캉탕' 번역자들에게 돌아갔다. 드크레센조는 프랑스 액스-마르세유 대학교 한국학 전공을 창설하고 후학을 양성한 인물이다. 같은 대학에서 한국학 교수로 재직 중인 김혜경 번역가와는 2008년부터 꾸준히 한국문학 번역 작업을 해왔다. 또 다른 수상자인 요베니띠는 이탈리아 몬다도리 출판사를 통해 김혜진의 '딸에 대하여' 이탈리아어판을 출간했다. "한국과 이탈리아 사이에 있는 언어와 문화적 간극을 잘 극복하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한 모습을 잘 번역했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번역신인상 수상자도 발표됐다. 문학 부문에는 은희경의 '장미의 이름은 장미'를 번역한 이경민(영어), 홍지인(프랑스어) 등과 이항복의 '유연전'을 옮긴 포포브치 다리야(러시아어) 등 총 9명이 선정됐다. 영화와 웹툰 부문에서도 각각 5명의 수상자가 나왔다. 번역원은 "올해 신인상 전 분야의 응모 건수가 전년도에 비해 약 30% 증가했다"면서 "한국문학과 문화콘텐츠 및 번역에 대해 높아진 사회적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2004년부터 총 33종의 한국문학 시리즈 '센느 코레엔느'를 발간한 프랑스 이마고 출판사의 마리-잔 오자스, 티에리 오자스 대표가 공로상을 받는다. 신인상과 공로상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금 500만 원 등이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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