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벨 작동 20초 후 112에 자동신고
범죄 피해자·피해 우려자에 우선 지급
“삐익~ 삐익~ 삐익~”
‘휴대용 구조(SOS) 비상벨’ 고리를 잡아당기자 다급한 경고음이 울렸다. 곧바로 휴대폰 5대에 위급상황을 알리는 ‘긴급문자’가 떴다. 잠시 후 이번엔 경찰 상황실에서 지구대로 무전이 송출됐다. “위험하오니 빨리 가서 도와주십시오.” 이윽고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들리더니 경찰차 두 대가 부리나케 현장으로 달려왔다. 비상벨이 울린 지 불과 3분 30초 만이었다.
5일 서울광장에서 범죄 예방용 안심세트 ‘지키미(ME)’ 시연을 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구조 요청부터 경찰 도착까지 평균 4분 30초 걸릴 것이라고 하는데 훨씬 신속하게 와 줬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우선 1만 세트를 시범 보급해 사용상 문제점이 없는지 확인하고 성능을 개선해서 빠른 시일 내에 필요한 모든 분께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키미’는 최근 잇따르는 강력범죄에 맞서 시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서울시가 제작한 호신용품이다. 휴대용 SOS 비상벨과 안심경보기로 구성된다. 비상벨을 작동하면 소리가 울려(무음도 가능) 주변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미리 지정해 둔 5명에게 위치 정보가 담긴 문자메시지가 발송된다. 비상벨이 켜진 채로 20초가 지나면 112에 자동 신고되는 기능도 탑재됐다.
안심경보기는 고리를 잡아당기면 귀를 찢을 듯이 강력한 경고음을 낸다. 소리 크기는 120데시벨(㏈)로 소음 규제 기준인 90㏈보다 훨씬 크다. 오 시장은 “소리를 들은 주변 행인들이 급하게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며 “범죄자도 혼비백산해서 자리를 뜰 수밖에 없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연에 앞서 서울시는 서울경찰청과 ‘안심세트 지키미 보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서울시는 물품을 제작ㆍ지원하고 경찰은 성범죄, 스토킹, 가정ㆍ교제폭력 등 범죄 피해자 및 피해 우려자를 우선 선정해 보급하는 등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이달 말부터 서울경찰청 산하 31개 경찰서 및 지구대ㆍ파출소를 통해 지급될 예정이다. △112 신고가 됐거나 사건이 접수된 범죄 피해자는 상담ㆍ조사 시 희망 여부를 파악해 지원하고 △범죄 피해 우려로 경찰관서에 방문한 경우엔 상담 경찰관이 위험성을 판단해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서울시는 ‘지키미’ 보급을 시작으로 시민의 안전 확보에 필요한 안심 물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제공할 계획이다. 김광호 서울청장은 “시민들이 안전을 넘어 안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도 “여성 등 범죄 위험에 노출돼 있는 약자들을 위해 휴대용 비상벨을 적극적으로 보급하는 등 안전 시책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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