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스위트홈2' 이응복 감독 인터뷰
주역 송강 향한 극찬 "작품 대하는 태도 좋아"
이응복 감독이 '스위트홈2'을 둘러싼 각종 의문에 명쾌한 답을 전했다. 주역인 송강 분량 축소를 비롯해 각 인물들의 노출 신 비하인드 등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이응복 감독은 '스위트홈' 시리즈가 현재 진행 중인 이야기임을 강조하면서 매듭이 풀리지 못한 서사가 시즌3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진다고 설명했다.
5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이응복 감독은 본지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2'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스위트홈2'는 욕망이 괴물이 되는 세상, 그린홈을 떠나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사투를 벌이는 현수와 그린홈의 생존자들 그리고 또 다른 존재의 등장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현상들까지 새로운 욕망과 사건, 사투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이응복 감독은 '스위트홈' 시즌1에 이어 동시 제작된 시즌2·3의 연출을 맡았다. 그린홈 아파트를 벗어나 거대하고 진화된 세계관이 열리는 작품의 관전 포인트부터 깊고 섬세해진 캐릭터 준비 과정, 촬영 에피소드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먼저 이응복 감독은 '스위트홈2' 공개 후 쏟아진 다양한 반응에 대해 "우리나라 이런 장르 하나 정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제작하게 됐다. 이렇게 관심이 있을 줄 몰랐다. 열심히 반응을 지켜보고 있다. 좋은 부분도 많다. 배우와 스태프들이 열심히 만들었다. 안 본 분들의 좋은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스위트홈'은 3년 만에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오게 됐다. 통상적인 시리즈물과 비교했을 때 다소 늦은 귀환이다. 유독 공개에 시간이 걸린 이유를 묻자 이 감독은 "돈이 많이 드는 장르다. 어찌 됐든 새로운 도전은 필요하다. 결정할 때까지 시간이 걸렸다"면서 "시즌2와 3을 같이 찍게 됐다. 한국에서는 아포칼립스를 찍을 만한 세트장이 없었다. 미국은 대형 세트장이 많지만 우리는 새로 도로까지 깔아야 했다. 합리적으로 제작하려고 연구를 많이 했다. 또 크리처 구현을 위해 사전에 상당히 공을 많이 들였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이응복 감독은 자신의 철학을 강조했다. 이 감독에 따르면 그가 드라마를 만들 때의 원칙은 '소비용'이 아닌 '여러 번 곱씹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시청자들이 불친절하거나 어려운 부분이 있더라도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은 것이 제 소신입니다."
시즌 대비 송강의 분량이 대폭 줄었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이 감독은 "기획을 하게 될 당시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극심한 상황이었다. 시즌1에서 폐쇄된 공간에서 사투를 벌이며 캐릭터성이 부각됐다면 시즌2에서는 현수가 스스로를 버리려고 했다가 능력을 깨닫고 헤매고 선한 의지로 더 큰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주제"라면서 "메시아적인 존재를 영웅으로 묘사하기보단 외롭게 만들고 싶었다.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오고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가라는 구성으로 제작했다. 시청자들에게 숨기는 과정이 필요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시즌에서는 스타디움 방공호를 지키는 수호대에 대한 이야기가 새롭게 등장했는데 여기에는 이응복 감독의 철학이 투영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속에서 각자 자리를 지키는 이들에게 보내는 존경에 가깝다. 이 감독은 "이야기에서 세상이 망해도 자리를 지키는 이들이 있길 바랐다. 팬데믹 속 활약하는 분이 엄청 많았는데 이를 효율적으로 묘사할 수 있는 것이 군인이었다. 아포칼립스 장르에서 주로 군인은 변절자, 학대자로 소비가 되는데 '스위트홈2'에서는 마지막까지 군인 정신으로 타인을 지키는 이들을 그리고 싶었다. 스타디움 속 임시 방공호를 지키는 수호대의 묘사가 감동스럽고 좋았다. 시즌3까지 압도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도현의 노출은 대역"이라고 강조한 이 감독은 송강 이진욱 등 여러 인물의 노출 신에 대해서 "인간을 동물로 보고 무차별적으로 실험을 한다. 송강 이진욱이 노출을 하겠다고 했을 때 감동적이었다. 짧게 넣었는데 이렇게 인기가 많을 줄 몰랐다. 노출이라고 보기엔 신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에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주역인 송강은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을 시작으로 '스위트홈'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인기를 끌게 됐다. 이 감독은 송강을 두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감정이 좋다. 굉장히 순수하다. 본인은 모든 대본이 재밌다고 하더라. 많은 것들을 사랑하려는 배우다. 많은 사랑 부탁한다. 피지컬도 좋고 감정 표현도 좋다. 무엇보다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좋다. 입대 후 더 성숙한 배우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극 초반 이시영의 출산 장면에 대한 가학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는 "괴물을 잉태하고 있다. 이시영 배우의 연기가 너무 감동적이어서 카메라를 끊을 수 없었다. 당시 시즌2의 첫 촬영이었다. 크리처, 아포칼립스물의 특징이다. 자극을 줬을 때 공포감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워낙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다가 각 인물마다 서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이해하기에 다소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 감독은 이야기의 복잡도를 인정하면서 "많이 꼬아놨다. 시즌3에서 줄기차게 풀어질 것이다. 전체적인 구성을 하다 보니까 시즌2에서 9부가 나왔다. 9부까지 넣고 싶었는데 후반 작업이 너무 어렵고 돈이 많이 들었다. 시간도 많이 들었다. 짧은 기간에 해내야 했기 때문에 9부는 다음 기회로 넘기며 8부까지 해야 했다. 걱정보다는 애정이 크다. 한씬 한씬 노력이 많이 들어갔다. 납득이 안 되는 부분에 대해선 반드시 해결책을 찾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다만 부담감은 없단다. 이 감독은 "부담이 있다면 드라마 제작을 못 한다. 드라마를 만드는 이유는 제 부족함을 더 알고 싶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에 따르면 시즌3에서는 본격적으로 꼬인 매듭이 풀릴 예정이다. 이를 두고 이 감독은 "매회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라고 말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스위트홈2'는 지난 1일 오직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됐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