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법원 "음주운전 전력, 유족에 용서 못 받아"
대법원 양형기준 8년 11개월보다 높은 형 선고
음주 단속을 피해 달아나다가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운전자가 1심에서 대법원 양형 기준을 넘는 중형을 선고 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6단독 김지영 판사는 지난달 29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49)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씨는 7월 7일 오후 9시 15분쯤 인천 남동구 한 사거리에서 술에 취해 승용차를 몰다가 인도에서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고 있던 B(48)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경찰이 음주운전 단속 중인 것을 발견하고 도주하다가 인도로 돌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186%로 확인됐다. 피해자 B씨는 머리를 다치고 다리가 절단돼 사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1심 법원은 A씨에게 대법원의 양형 기준을 넘는 중형을 선고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따르면 위험운전 치사의 권고형 범위는 가중 영역 기준으로 4~8년이다. 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 0.2% 미만의 음주운전은 1~1년 10개월이다. 복수 범죄의 경우 권고형 범위가 제1범죄의 상한에 제2범죄 상한의 2분의 1을 더해 정해지는 것을 감안할 때 A씨의 권고형 범위는 최대 8년 11개월이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만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경찰 단속을 피하고자 신호를 위반하고 인도로 돌진해 아무런 잘못 없는 피해자를 치어 위법성이 크고 사안이 중대하다"며 "2001년에도 음주운전으로 처벌 받은 적이 있어 비난 가능성도 크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는 신체가 절단될 정도로 큰 부상을 입고 극심한 고통 속에서 사망했다"며 "유족들이 입은 충격과 상실감, 고통 등 정신적 피해가 매우 크고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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