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의료환경, 산업발전 걸림돌"
포항공대에 연구중심의대 유치 총력
방사광가속기 등 최첨단 시설 보유
의료 불균형 해소·의사과학자 양성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정부의 의대 증원 계획과 포항지역 의과대학 유치다. 지방의 열악한 의료환경이 애써 유치한 기업들의 정착을 가로막는 큰 걸림돌이 되고 있어서다. 이 시장은 6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포항시는 인구에 비해 주택과 교육, 문화 시설은 나쁘지 않은데 유독 의료환경이 열악하다”며 “이차전지 기업 유치와 더불어 근로자들의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서라도 의대 유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올해 10월 말 포항시의 인구수는 49만2,941명으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25위다. 그러나 전국 45곳에 있는 상급종합병원(고난도 중증질환 의료행위 수행 종합병원)이 단 한 개도 없다. 가장 가까운 상급종합병원인 대구 경북대병원은 88㎞,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은 94㎞ 떨어져 있어, 포항지역 중증환자들은 차로 90분을 달려 치료를 받아야 한다.
포항시민들의 대구나 서울지역 병원 이용률이 높은 것 또한 열악한 의료환경 탓이다. 2019년 말 포항시 조사에 따르면, 포항시 남구 주민의 49.7%, 북구 주민의 40.9%가 타 지역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장은 “포항시가 바라는 의과대학은 단순히 의사 수만 늘리는 지방의대가 아니라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연구중심의대”라며 “의료 불균형을 해결하고 동시에 국가 의약산업의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첨단 현미경으로 불리는 방사광가속기 등 연구시설을 갖춘 포항공과대학교에 연구중심의대가 들어선다면, 포항은 이차전지와 함께 바이오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다”며 “지난 수년간 의대 설립 준비를 해왔고 스마트병원 건립까지 계획돼 있어 (의대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의료 불균형 해결과 더불어 국제학교 유치와 도심 산책로 조성, 바다에 가로막힌 포항시 북구와 남구를 잇는 영일만대교 건설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이차전지 기업들의 대규모 포항 투자는 오랜 시간 공들여 온 포항시민 모두의 노력 덕분”이라며 “포항시를 세계와 경쟁하는 한국의 배터리 산업 도시로 발전시키고 의대 유치로 바이오산업까지 육성시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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