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마약 소재 콘텐츠들의 수위, 어디까지 괜찮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마약 소재 콘텐츠들의 수위, 어디까지 괜찮나

입력
2023.12.07 09:46
0 0

OTT 시대 도래하며 마약 소재 장르물 범람
마약 유통 및 투약 묘사에 대한 우려 일어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의 마약 중독자 류시오(변우석)는 끝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JTBC 제공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의 마약 중독자 류시오(변우석)는 끝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JTBC 제공

마약을 다룬 콘텐츠들이 과거보다 많이 제작되고 있다. 최근에는 '하이쿠키'와 '힘쎈여자 강남순'이 마약 공급과 유통을 하는 이들을 조명했다.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소재와 이야기들이지만 마약 투약 과정에 대한 수위 조절에 대한 우려들이 쏟아지고 있다. 극중 마약 복용 후 지나치게 자극적인 그림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OTT 시대가 도래하면서 장르물들이 줄을 이어 마약 유통과 공급을 다루는 이야기들이 시청자들 을 만났다. 주로 스크린에서 다뤘던 마약 소재가 장르물의 범람과 맞물려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콘텐츠가 됐다. 최근 종영한 '하이쿠키' '힘쎈여자 강남순'도 비슷한 궤에 있다.

이 가운데 자연스럽게 마약 투약 묘사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하이쿠키' 연출을 맡은 송민엽 감독은 10대의 마약 사건 관련, 일각의 지적에 대해 "주변에 흔히 널려있는 설정이 더 극적으로 보일 것 같았다"면서도 "불편하고, 자극적일 수 있지만 솔직한 욕망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지 쿠키에 대한 설정이 잘 이해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제작자들의 입장에서는 마약 투약 묘사는 극중 인물의 손을 대게 되는 개연성을 삽입해야 하는 양날의 검이다.

다만 송 감독은 시의성에 대해선 의도적 접근이 아니었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는 "마약을 소재로 평범한 사람들이 시련이나 유혹을 대처하는지에 대해서 다루는 이야기로 봐줬으면 좋겠다"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처음 '하이쿠키'가 기획될 당시 마약 사건이 크게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기였음을 함께 강조했다.

또 JTBC '힘쎈여자 강남순'에서는 악역들이 신종 합성 마약을 투약한 후 강력한 파워를 갖게 되는 설정인데 극중 인물들이 다이어트나 호기심 등으로 마약에 중독되면서 현실 속 사건과 사고를 떠올리게 한다. 영화 '더 와일드: 야수들의 전쟁'은 청소년시청불가 관람이지만 지나치게 마약에 대한 묘사가 짙다는 지적이 일었다. 메가폰을 잡은 김봉한 감독도 "마약은 사실 욕망에 대한 표현이며 '구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고 마약 소재를 도구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 연예계 관계자는 본지에 "더 이상 한국은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올해 유아인, 돈 스파이크부터 이선균 등이 마약 혐의에 연루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드라마 '하이쿠키' '힘쎈여자 강남순' '최악의 악' 등 콘텐츠들은 마약의 위험성을 조명했으나 불필요하게 자극적인 면이 있다. 특히 일부 작품은 마약 유통 및 투약하는 장면을 그대로 묘사하면서 모방이 가능할 것 같은 지점이 존재한다. 배우들도, 제작사도 콘텐츠를 제작할 때 경각심을 갖고 자극적으로 그려내는 장면을 덜어낼 필요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마약에 대한 언급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약 사건은 최근 사회적으로 많은 물의를 빚고 있는 사안이다. 콘텐츠에서도 마약 사건을 묘사할 때 부정적인 부분을 부각시켜야 한다. 사실상 청소년들이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일 수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모방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콘텐츠를 청소년들이 시청하면서 궁금증을 갖는 순간 모방의 위험도가 높아진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종합하자면 자극적인 이야기를 위해 마약 사건을 도구화하는 것은 다소 위험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특히 10대들의 마약 사건 사고가 만연한 이 시점에서 콘텐츠들이 사회적 파장을 고려하지 않고 자극에만 집중한다면 부작용을 초래할 뿐이다.

우다빈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