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캠프 해단식날 '고맙다'며 인사
돈봉투 알았을 가능성 높이는 진술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살포된 '돈 봉투'의 재원(財源)을 제공한 것으로 지목된 사업가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로부터 직접 감사 인사를 받았다는 법정 증언을 내놨다. 송 전 대표는 검찰 조사(8일)를 앞두고 연일 해당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그가 돈 봉투 준비 과정을 알았을 수 있다는 증언들이 나오면서 입지가 좁아지게 됐다.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부장 김정곤 김미경 허경무)는 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등의 공판을 열었다. 이날은 송 전 대표의 오랜 지인으로 알려진 사업가 김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현금을 마련하고 송 전 대표 측에 전달한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김씨는 강 전 감사의 부탁을 받아 현금을 준비한 뒤, 이를 송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이었던 박모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김씨는 이날 '(송 전 대표 경선 캠프) 해단식 마지막 날인 2021년 6월 6일 식당에서 송 전 대표와 같은 테이블에서 아침식사를 했느냐'는 검사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묻자 그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손을 끌고 그 테이블에 앉게 했다"면서 "자리에 앉자 송 전 대표가 '여러 가지로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송 전 대표의 인사에 대해 "자금이 어려울 때 도와줘서 고맙다는 얘기를 한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캠프에 도움을 준 것은 그것(자금 지원)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이어 "2021년 3월 강 전 감사로부터 당대표 경선캠프에 필요한 자금을 요청받았고, 현금 5,000만 원을 박씨에게 전달하기로 했다"면서 "보좌관(박씨)에게 전달해야 정확히 송 전 대표에게 보고되고 정상적으로 잘 쓰일 것으로 기대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검찰은 김씨가 마련한 현금 등을 박씨가 돈 봉투에 담아 이 전 부총장에게 전달했고, 이 봉투는 윤 의원을 거쳐 민주당 의원들에게 뿌려졌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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