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빈, '무인도의 디바' 종영 인터뷰
"6개월간 노래 레슨, 진정한 디바 도전기"
배우 박은빈이 또 다시 한계를 깼다. 바쁜 일정 속에서 6개월 동안 43번의 노래 레슨을 받고 '진짜 디바'가 되기 위해 도전했다. 대역을 쓸 수도 있었겠지만 결핍을 채우고 성장하는 인물에 진정성을 불어넣기 위해 몸소 임했다.
최근 박은빈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나무엑터스 사옥에서 본지와 만나 tvN '무인도의 디바'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무인도의 디바'는 15년 만에 무인도에서 구조된 가수 지망생 서목하(박은빈)의 디바 도전기를 그린다.
이날 박은빈은 무사히 작품을 마친 소감으로 "따끈따끈하게 끝이 났다. 7~8개월 동안 길게 촬영해도 6주 만에 끝났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는데 최고 시청률로 끝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무인도의 디바'는 1회 3%로 시작해 마지막 회 10%까지 도달하는 성과를 거뒀다. 첫 회 시청률이 아쉽지 않았냐고 묻자 박은빈은 "예측한 대로였기 때문에 놀라지 않았다. 잘 준비한 대로 쌓아나가면 봐주시는 분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절망적이지 않았다. 반응도 잘 봤다. 개인적으로 배우로서 시청자들이 재밌게 봐주는 것이 보람된다고 생각했는데 숨은 노력도 찾아봐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극중 서목하의 노래 실력은 서사에 따라 변주를 둬야 했다. 무인도에서 갓 나와서 기교가 없는 것이 서목하의 초반 목소리였다면 점차 노하우를 배우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변화의 키 포인트였다. 음악, 미술 감독은 박은빈에게 테일러 스위프트를 레퍼런스 삼길 바랐고 박은빈은 그의 영상을 보면서 스스로 디바가 됐다고 상상하면서 연기를 했다. 이날 인터뷰 현장에 연습 일지 등을 들고 와 고됐던 연습을 떠올린 박은빈은 "노래 레슨을 들으면서 제 한계를 알아보고 싶었다. 발성 연습 선생님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가보자고 하셨다. '그날 밤' 3단 고음이 화제가 됐는데 실제로 음역대가 높은 편이기에 고음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노래를 잘 하고 싶지만 실력을 쌓을 밑바탕이 없었다. 목하를 만나서 실력을 쌓을 수 있어서 고되지만 즐거웠다"라고 말했다.
박은빈은 서목하를 연기하기 위해 6개월 동안 무려 43번의 레슨을 받았다. 이를 두고 '치열한 시간'이었다고 표현한 박은빈은 "초반 3개월에는 집중 레슨을 받았는데 촬영이 시작되고는 일정을 잡기 힘들었다. 실제 노래 실력은 녹음실에서 늘기 시작했다. 출제자의 의도를 아는 지름길이 펼쳐졌다. 녹음실에서 있던 일들이 진정한 디바 도전기였다"라고 회상했다.
최전성기 가수의 목소리가 되는 역할이기 때문에 오히려 대역은 쓸 수 없었다. 극중 캐릭터 자체가 란주의 목소리를 대신해야 하기에 다른 목소리 대역을 쓸 수 없었던 것이다. 박은빈은 자칫 대역을 썼을 때 시청자들이 몰입할 때 장애물이 되지 않을까 고민하면서 진정성 전달을 목표로 삼았고 이는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그러면서 박은빈은 연습 일지 속 '노래에 대한 합리화'라고 적힌 문구를 짚으면서 "진짜 프로처럼 창법을 따라 하는 순간을 거북하게 느꼈다. 자칫 제가 소화하지 못해 느끼해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고 목하 다운 창법을 알아가는 과정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날 밤'을 녹음하다가 "죽을 뻔 했다"라고 덧붙여 미소를 자아냈다.
어려운 숙제 같았던 '무인도의 디바'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묻자 박은빈은 "극중 무인도, 꿈이 유예된 시기다.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하기로 결정했을 때 무인도라는 공간이 제게도 있다고 생각했다. 나 홀로 존재하면서 나 스스로 메아리쳐서 돌아오는 공허한 공간이 모두에게 있다. 그 안에서 어떤 생각과 어떤 고민이 있느냐에 나라는 사람을 정한다. 그런 내용을 드라마로 통해 보여줄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박은빈의 필모그래피는 유독 도전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박은빈은 "도전을 좋아하지 않는다. 항상 도전의 아이콘이 되고 싶은 생각도 없고 어려운 선택을 하고 싶지도 않다"라는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박은빈이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당시의 '해보고 싶다'라는 마음이다. 오히려 돌아봤을 때 어려운 도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에게 올해는 서목하로 가득찬 한 해란다. "1년마다 한 작품을 보여드릴 수 있었어요. 지난해 우영우 이후 올해 어떤 캐릭터로 나를 기억할지 고민했습니다. 서목하는 2022년, 박은빈에게 굉장히 필요했던 캐릭터였어요. 당시 좋지만 소란스러웠던 마음을 목하가 소화해줄 것 같았죠. 극중 목하가 무인도에서 태풍을 마주할 때 머리를 질끈 묶는 것이 제게 위로가 됐습니다."
박은빈의 대표작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돌아보는 소회도 들을 수 있었다. 박은빈은 "대상을 받은 것이 제게 터닝포인트가 됐다. 상을 받기 위해 연기를 한 적은 없지만 큰 상을 받고 나니까 부담감이 낮아질 수 있었다. 그간 받고 싶었던 대상을 받았으니 연기를 더 편하고 재밌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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