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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희생' 두고 자중지란... "혁신위 궤도 이탈" vs "지도부 진정성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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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희생' 두고 자중지란... "혁신위 궤도 이탈" vs "지도부 진정성 없어"

입력
2023.12.03 21: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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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혁신안 공관위 논의' 방침 재확인
공관위 출범 등 총선 채비로 시선 분산 시도
"지도부 응답해야" 혁신안 묵살시 '책임' 부각

김기현(오른쪽) 국민의힘 당 대표가 11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기현(오른쪽) 국민의힘 당 대표가 11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지도부가 내년 총선에 앞서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희생 요구에도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다. 혁신위가 김기현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와 친윤석열계 핵심, 중진을 겨냥한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 안건을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하겠다고 최후통첩을 했음에도 "공천관리위원회로 넘긴다"는 입장을 반복하면서다. 김 대표는 공관위 조기 출범 등으로 혁신위와의 갈등에 쏠린 시선을 분산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혁신위를 스스로 무력화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도부 입장 변화 없어"... 희생안 수용 가능성 희박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3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혁신위의 최후통첩에 대해 "(지도부는) 기존 입장에서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주류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혁신위의 인적 쇄신 안건은 최고위 의결 사안이 아니라 공관위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김 대표가 지난달 30일 혁신안 관철을 위한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임명 요구를 일축한 것에 이어 혁신안 의결 가능성에도 선을 그은 셈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혁신위를 겨냥해 "다소 궤도 이탈 조짐이 보인다"며 공관위 업무와 혁신위 역할은 분명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혁신위가 '희생론'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1월 30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셀프 추천과 관련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1월 30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셀프 추천과 관련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공관위 출범·영입 인재 발표 '시선분산'...효과는 미지수

지도부는 이르면 이달 중순 공관위 출범을 통해 총선 채비에 속도를 내면서 혁신위와의 갈등 부각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당 인재영입위원회가 이번 주부터 40명의 총선 인재를 순차적으로 발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인재 영입, 공관위원장 발표 등이 이어지면 혁신위 이슈는 자연스럽게 가라앉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지도부의 혁신위에 대한 인식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특히 혁신위에 전권 부여를 약속한 김 대표가 혁신위를 현 지도부 유지 목적으로 활용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도부는 인요한 혁신위가 제안한 혁신 과제들을 거의 다 거부했다. 오히려 인재영입위는 40명을 전략공천할 것이라 한다"며 "소위 윤핵관, 검핵관이 대거 낙하산으로 내려올 것이라는 루머가 사실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도부가 응답할 차례" 혁신위, 압박 계속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1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1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당초 4일 최고위원회의에 보고될 것으로 알려졌던 혁신위의 '희생' 안건도 오는 7일로 미뤄졌다. 당내에선 지도부의 혁신에 대한 미온적 태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혁신위는 7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도부의 수용 여부에 따른 향후 대응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 혁신위원은 통화에서 "지도부가 결국 혁신안을 공관위로 넘긴다는 원론적 수준의 메시지만 낸다면 혁신위의 선택지는 조기 종료밖에 없다"며 "지도부가 혁신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지 않으면서 혁신위 활동의 발목만 잡고 있다는 게 진짜 문제"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혁신위원도 "(희생론은) 혁신위의 손을 떠났다"며 "지도부가 응답할 차례인 만큼 혁신위의 다음 스텝이 무엇인지는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김민순 기자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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