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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부족한데 고장·훼손에 투기까지....'타슈 타기 하늘의 별 따기'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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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부족한데 고장·훼손에 투기까지....'타슈 타기 하늘의 별 따기' 아우성

입력
2023.12.1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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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1시간 무료화 후 이용 8배 이상 폭증
현재 2,500대 수준...수요 못 따라가
파손·고장 한달 2,000대...무단투기까지
시, 2026년까지 7,500대까지 확대 계획
"자전거 확충과 함께 체계적 관리 필요"

지난달 27일 오전 대전시청 인근 타슈 대여소가 텅 비어 있다. 타슈는 한 대도 보이지 않고 거치돼 있는 두 대는 누군가 잠금장치를 해 놓은 개인 소유의 자전거였다. 최두선 기자

지난달 27일 오전 대전시청 인근 타슈 대여소가 텅 비어 있다. 타슈는 한 대도 보이지 않고 거치돼 있는 두 대는 누군가 잠금장치를 해 놓은 개인 소유의 자전거였다. 최두선 기자

"타슈(대전 공영자전거) 타는 게 이렇게 어려운가요? 출퇴근 시간에는 더해요. 오늘도 타슈가 없으니 어쩔 수 없이 걸어가야겠네요."

지난달 27일 오전 대전시청 앞에서 만난 김모(49·여)씨는 "시청 지하철역에서 내려 직장이 있는 타임월드 근처까지 타슈를 타고 다니면 편한데..."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씨를 만난 대전시청 북문 앞 타슈 대여소에는 20대를 거치할 수 있는 시설이 설치돼 있지만, 단 2대의 자전거만 보였다. 그나마 이 자전거들도 누군가 잠금장치를 한 채 보관해 둔 개인 소유의 것이었을 뿐 타슈는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김씨는 "대여소가 늘 텅 비어 있다. 사람들이 많이 타면 그만큼 늘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허탈한 표정으로 발길을 돌렸다.

대전시민들이 타슈잡기 전쟁을 벌이고 있다. 수요가 폭증하는 데다 일부 몰지각한 이용자들이 함부로 다루면서 부서지거나 버려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보니 시민들은 타슈 타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

타슈 타기 전쟁의 가장 큰 원인은 이용자가 폭증이다. 올해 들어 10월 말까지 타슈 이용 건수는 372만3,42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5만9,549건)에 비해 8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시가 지난해 1월부터 타슈의 첫 1시간 요금을 무료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시간 이내로 사용한 뒤 반납했다가 다시 이용하면 계속 무료로 타슈를 탈 수 있어서다. 타슈 대여소를 261개소에서 1,150개소로 4배 이상 늘린 것도 타슈 이용 급증의 원인으로 꼽힌다. 타슈타기 전쟁의 또 다른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되는 것은 수요와 상관 없이 특정 지역에 타슈가 몰려 있다는 점이다. 수요에 맞게 적정한 규모의 자전거를 지역별로 배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용하는 시민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타슈는 턱없이 부족하다. 대전시가 올해까지 보급한 타슈는 2,500대로, 대여소 1개당 자전거 대수는 2.17대에 불과하다. 이달부터 신형 타수 550여대를 추가 보급하고 있지만 수요를 뒤따라가는 것은 역부족이다.

대전시청 인근 한 타슈 대여소에 설치돼 있는 타슈 이용 안내판이 훼손돼 있다.

대전시청 인근 한 타슈 대여소에 설치돼 있는 타슈 이용 안내판이 훼손돼 있다.

가뜩이나 타슈가 부족한 상황에서 버려지거나 훼손되는 경우가 많아 이용에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대전시내 타슈 2,500대 가운데 파손되거나 고장 나 수리하는 타슈는 하루 100여대, 한 달 평균 2,000대가 넘는다. 또 타슈 시즌2 도입 이후 약 1년 4개월 간 버려지거나 훼손, 도난당한 타슈는 57대에 달하고, 이 가운데 회수된 것은 절반도 안 된다.

지난달에는 10대 3명이 장난 삼아 2m 높이의 다리 위에서 타슈 3대를 하천으로 집어던져 핸들과 바퀴살 등이 부서지고, 단말기까지 침수되는 등 크게 훼손됐고, 결국 폐기 처분됐다. 지난 10월 한달간 대전천 일대에서 자전거 17대가 무단 투기되는 등 이런 사례는 계속 반복되고 있다. 심지어 지난 1년 간 세종시에서 8대의 타슈가 회수되는 등 대전 외 지역까지 버려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대전지역 하천에 버려진 타슈를 대전교통공사 직원이 건져내고 있다. 대전시 제공

대전지역 하천에 버려진 타슈를 대전교통공사 직원이 건져내고 있다. 대전시 제공

시는 이에 따라 올해 4,500대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매년 1,000대씩 추가 배치해 2026년까지 총 7,500대까지 타슈를 늘릴 계획이다. 타슈 대여소도 내년까지 1,500곳으로 늘릴 방침이다.

하지만 타슈 확대와 함께 효과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타슈 이용 불편을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인석(국민의힘· 동구1) 대전시의원은 지난달 산업건설위원회 정례회에서 "지난 1년 간 타슈 유지관리에 대해 시스템 보완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개선된 점이 별로 없다"며 "타슈 공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전거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이재영 대전세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타슈 대여소 10개 중 실제 자전거가 있는 곳은 4개에 불과할 정도로 양적으로 부족하다"며 "다만 타슈를 대폭 늘리되, 수요 분석을 통해 적정한 공급 규모를 파악하고, 대여소도 재배치하는 등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타슈를 대폭 늘리고, 비콘(위치 정보 전달을 위해 주기적으로 특정 신호를 전달하는 근거리 무선통신 장치) 설치와 함께 대여소를 효율적으로 재배치해 타슈 이용 편의를 최대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영 개선과 함께 타슈 훼손과 무단투기 등도 시민의식이 보다 성숙해지면서 바로잡혀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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