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미 라이브 투어 '녹턴', 지난 1일 서울 공연 성료
"제가 34년 동안 1200회 가까운 공연을 했어요. 그래서 여러분의 눈빛만 봐도 지금 뭘 원하는지 알아요."
지난 1일 어김없이 맨발로 무대에 오른 이은미는 노래를 할 때의 파워풀한 목소리와 달리 조곤조곤 관객과 소통하며 즐거움을 선사했다. '공연의 달인'이라 할 만큼 수많은 경험으로 쌓인 그의 내공은 흔한 게스트 하나 없이도 2시간을 빈틈없이 채우며 "역시 이은미"를 외치게 만들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맨발의 디바' 이은미를 보러 온 관객들로 북적였다. 3층까지 꽉 채운 객석의 열기가 시작 전부터 뜨거웠고, 이은미가 등장하자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연령대가 높은 관객이 많았던 만큼 초반에는 잔잔한 분위기로 진행됐지만 '관객과의 밀당'에 능통한 이은미 덕에 공연 후반부에는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하고 스트레스를 날리는 시간으로 완성됐다.
이번 공연은 데뷔 30주년 기념 투어 이후 4년 만에 개최되는 것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이다. 라이브 투어의 타이틀곡인 '녹턴'은 이은미의 대표곡 중 하나로, 팬들을 향한 그리움과 진정성을 나타낸다.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이은미 공연"이라는 자신감처럼, 그의 콘서트는 끝나는 순간 다음 공연 예매를 결심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그야말로 환상적인 라이브에 관객들은 매료됐다.
사실 이은미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노래를 따라부르기가 너무 어려워요"다. 그의 곡들은 고음으로 채워져 있어 부르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애인있어요' '헤어지는 중입니다' '기억속으로' 등의 히트곡들은 지금도 노래방 애창곡으로 꼽힌다. 이은미는 "해외 가수들이 내한해서 관객들의 떼창을 듣고 우는 모습을 봤다. 나도 그런 경험을 하고 싶다"고 말해 큰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이은미는 이날 윤일상과 작업한 신곡 '괜찮을거예요'를 들려주며 "곡 발매 후 세 번째로 무대에서 부르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좀 더 뻔뻔해질 거고 못돼 질지 몰라요. 그 어떤 잘못을 해도 사과하지 않을 거야. 그렇게 소중했던 아름다운 것들을 이제는 돌아보지 않을래'라는 매력적인 가사와 부드러운 선율이 어우러져 또 하나의 히트곡 탄생을 예감하게 했다.
"평소 노래하는 것만큼이나 물에 뛰어드는 걸 좋아한다"고 밝힌 그는 올 초 스쿠버다이빙을 위해 찾은 필리핀의 바다에서 라이브 투어 '녹턴'을 결심했다. 직접 촬영한 바다 영상도 재생돼 이은미의 아름다운 노래들과 멋진 하모니를 이뤘다.
KBS2 인기 예능 '골든걸스'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골든걸스'는 국내 최정상 보컬리스트 4인(이은미 인순이 박미경 신효범)이 프로듀서 박진영과 함께 그룹으로 컴백하는 여정을 그린 프로그램이다. 이은미는 "'골든걸스' 촬영을 하며 살이 많이 빠졌다"면서 라이브 실력을 100% 발휘하지 못함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그 말이 무색하게 폭발적 성량은 여전했다.
자신의 노래 외에도 임재범의 '너를 위해'와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사랑과 평화의 곡들을 가창한 이은미는 무대를 떠나기 전, 늘 변함없이 기다려주고 응원해주는 팬들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완벽한 무대를 선물하기 위해 긴 시간을 할애해 리허설을 하는 이은미의 진심은 이날 공연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됐다. 또 만나요, '맨발의 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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