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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을 넘어서: 청년, 식량시스템, 그리고 식량 주권의 미래

입력
2023.12.04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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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케냐 타나리버 카운티 방갈레 마을에서 주민들이 식량 배급을 받고 있다. AP 뉴시스

‘아프리카의 뿔’이라 불리는 동아프리카 케냐의 투르카나 지역. 지난 3년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농사는커녕 마실 물조차 없었다. 그러더니 11월 말에는 이 일대에 엘니뇨성 폭우로 홍수가 나 최소 12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필자가 현지에서 목격한 어린이들의 마른 몸과 무기력한 표정은 뜨거운 대지 위의 아지랑이처럼 나의 뇌리에 남아 있다.

이 아이들의 미래는 누구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일까? 최근 기후 위기 상황에서 전통적인 농업 방식으로는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미래의 식량 시스템은 그 어떤 시기보다 복잡하고 정교하게 구축돼야 하기 때문이다.

컨선월드와이드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기아지수(Global Hunger Report, GHI)에 따르면, 2023년 현재 전 세계 인구의 42%가 25세 미만이며, 청년 인구는 약 12억 명으로 사상 최고 수치라고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행 식량 시스템은 청년의 삶을 위태롭게 한다. 청년은 성인보다 극심한 빈곤과 식량 불안정에 처할 확률이 높고, 실업자가 될 확률도 3배나 높다. 또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해 기후변화에 취약한 12개국에서 기아 위기 수준에 빠진 사람이 5,700만 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어린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 당시 16세였던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세계 정상들 앞에 서서 기후 위기에 대한 즉각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당신들이 내 꿈을 훔쳐 갔습니다. 모든 미래 세대의 눈이 여러분에게 향해 있습니다. 여러분이 우리를 실망시키는 선택을 한다면, 우리는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툰베리는 이 도발적이고 통쾌한 메시지로 미래 세대를 대변하는 아이콘이 됐다.

하지만, 막상 미래의 식량 정책과 시스템에 청년들이 참여하고 의견을 내기는 쉽지 않다. 기성세대가 청년들의 목소리 듣는 것에 익숙하지 않을뿐더러 대표성을 가진 청년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케냐 투르카나의 청년들에게 시선을 돌려본다. 그들은 당장 기성세대로부터 농ㆍ어업을 물려받지 못하면 생계 기반이 흔들린다. 하지만, 그들에게 교육과 자본을 제공한다면? 아마도 그들은 가뭄에 강한 농작물을 개발하거나, 배달 서비스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도 있다. 또한, 새로운 환경에 맞는 미래 먹거리와 농업 그리고 식량 시스템에 대해 새로운 정책 제안을 하거나 적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성세대는 기술과 산업의 발전을 이뤘지만, 환경을 지키지 못했고 부의 양극화라는 부작용도 초래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 기성세대와 다음 세대의 역할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 씨앗은 기성세대와 미래 세대가 함께 뿌려야 열매를 맺을 수 있다. 꿈은 현재가 아닌, 미래에 있기 때문이다.


이준모 컨선월드와이드한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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