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범죄 의심 특이 정황 없어"
합동감식 돌입, 화재 원인 규명에 속도
경찰이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69)이 입적한 칠장사 화재 사고와 관련, “외부출입 정황은 없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타살 정황을 부인했다.
사찰 내외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경찰은 30일 “화재 발생 당시 불이 난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는 자승 스님 외 다른 출입자는 없다”며 “범죄를 의심할 만한 특이 정황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유족 진술 등을 토대로 요사채 내에서 발견된 법구는 자승 스님이 열반한 것으로 잠정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사고 소식이 알려진 뒤 대한불교조계종도 “칠장사 화재 현장 법구는 자승 스님이며, 요사채에서 홀로 계시다가 입적하신 것으로 공식 확인했다”고 공식 입장문을 냈다.
다만, 경찰은 명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유전자(DNA) 감정과 함께 부검도 진행할 방침이다. 시신훼손이 심하지만 사건 규명에 꼭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자승 스님 차량에서 발견된 2장 분량의 유서 형식 메모도 필적 감정을 의뢰할 계획이다. 메모에는 칠장사 주지스님에게 “이곳에서 세연(세상과의 인연)을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았소. 이 건물은 상좌들이 복원할 것이고, 미안하고 고맙소”라고 적혀있다.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이니 검시를 할 필요가 없다. CCTV에 다 녹화되어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경찰은 화재 원인 규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오전 안성경찰서,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기관과 칠장사 화재 현장에서 합동감식에 들어갔다. 합동감식팀은 불이 시작된 지점과 연소 패턴 등을 분석하고 있다. 정밀감정이 필요한 잔해는 수거해 국과수에 감정을 맡겼는데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경찰은 화재 당시 사찰 내에 있었던 주지스님 등 3명을 상대로 사고 전후 이상 징후는 없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국가정보원도 이날 현장 점검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교계 유력인사인 자승 스님 관련 사고라는 점에서 테러 및 안보 위해 여부 등을 확인하는 차원이었다는 게 국정원 설명이다.
앞서 전날 오후 6시 50분쯤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소재 사찰인 칠장사 내 요사채에서 불이 나 자승 스님이 입적했다. 자승 스님은 사고 당일 오후 3시쯤 이곳을 방문해 요사채에서 머물렀다. 자승 스님은 평소에도 칠장사를 자주 찾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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