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창주의적 졸속 논의...서울 문제 해결에 도움 안돼
자원과 권력의 과도한 서울 집중은 지방 소멸 부추겨
지원과 규제 유지한 특별법, 사회·정치적 반발 부를 것
한국행정학회와 한국지방자치학회는 30일 경기 판교 글로벌비즈센터에서 ‘수도권 메가시티 전략이 경제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정부여당이 불을 당긴 이번 메가시티 이슈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날 김용창(지리학) 서울대 교수는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회균등 국토공간 전략’ 주제발표에서 “최근의 단순한 팽창주의적 거대 도시화 졸속 논의는 현재 서울 대도시권이 직면하고 있는 주택∙교통∙대기오염∙범죄 등 대도시 문제의 확산을 부채질하고, 각종 비효율과 경쟁력 하락을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교수는 또 “우리나라는 대한민국이지 ‘서울민국’이 아니다”며 “서울의 영토확장주의 전략은 서울과 수도권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기능할 뿐 대도시로서 서울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준호(부동산학) 강원대 교수는 ‘2010년대 이후 수도권 집중의 산업 경제적 효과’ 주제 발표에서 “한국의 지역문제는 자원과 요소, 권력의 과도한 수도권 집중 때문에 발생한다”며 “일부 지역은 저출산∙고령화로 지방소멸의 길로 접어들었으며 부산∙울산∙경남과 같은 기존 산업지역은 구조조정으로 이른바 한국판 ‘러스트 벨트(rust belt)’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수도권 행정구역 개편으로 인한 예산과 재정적 상황변화와 대응과제’에서 “재정분권은 공공서비스의 제공에 따른 재정적 권한과 책임을 지방자치단체에 배분하는 것으로 지방분권의 핵심요소”라며 “안타깝게도 최근의 행정구역 개편 논의는 ‘부동산 가치상승’이라는 측면만 강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소장은 메가시티 논쟁을 촉발한 김포시의 사례를 통해 재정의 변화를 분석했는데, “김포시가 서울시로 편입될 경우 올해 1차 추가경정 예산서를 기준으로 지방소득세 1,335억 원, 자동차세 635억 원 등 총 3,005억 원의 세수가 감소한다”고 추정했다.
임승빈(행정학) 명지대 교수는 ‘수도권 대도시 전략과 지방행정체계 개편방안’에서 서울의 외연확장을 분석하면서 “신규 편입 지자체들은 성장관리권역에서 과밀억제권역으로 들어가면서 각종 특혜들이 없어질 것‘이라며 ”정부지원과 규제를 유지하는 특별법안은 사회·정치적 갈등을 유발하고, 납세자와 수혜자 간 불일치로 상당한 반발이 우려 된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메가시티의 성공 여부는 단순한 몸집 불리기보다 도시 간 강점의 조화로운 통합에 달려 있다“며 ”지역의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네트워크형으로 지역 간 거버넌스를 강조하는 ’메가 리전(Mega Region)‘이 효율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날 김세용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은 축사에서 ”메가시티의 본질은 크기의 문제가 아니라 연구개발 등 기능을 집중하면서 도시는 콤팩트하고 효율적으로 정비하는 것이며 이것이 세계적 추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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