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NH농협에 이어...5대 은행 모두 '손절'
이창용 "시장 영향 적지만, 사회 문제 가능성"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무더기 손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
30일 하나은행은 "다음 달 4일부터 홍콩 H지수 편입 주가연계신탁(ELT)과 주가연계펀드(ELF)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ELS는 증권사만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은행은 ELS를 펀드나 신탁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추종하는 주가지수의 변동에 따라 약속한 수익률을 지급한다'는 본질은 같다.
하나은행은 "중국을 포함한 금융시장 전망, 타 금융기관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재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판매 방향을 정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H지수에 대해 '역사적인 저점을 형성해 투자 적기'라는 의견과 '중국 경제 불확실성으로 추가 하락 가능성' 의견이 상존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KB국민은행도 "이날(30일)부터 H지수 편입 ELT, ELF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모두 홍콩 H지수 편입 ELS 판매를 중단하게 됐다. 우리·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 NH농협은행은 지난달부터 취급하지 않았다. H지수는 홍콩에 상장된 중국 우량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로, 1만2,000포인트에 육박하던 2021년 초 대비 현재는 6,000포인트 수준으로 반토막 난 상태다. 만기가 도래하는 내년 초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자, 금융감독원은 판매량이 가장 많은 KB국민은행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ELS 사태는 금융안정의 문제라기보다는 불완전판매로 인한 금융기관과 고객의 문제"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한은이 단기자금 시장이나 채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해 본 결과 시장에 영향은 적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사회적 문제가 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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