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윈드 공장 방문해 ‘바이드노믹스’ 성과 자찬
1년 전 SK실트론 이어 또 한국 기업 공장 방문
윤 대통령을 “미스터 문”이라 불러... 또 말실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 풍력발전시설 제조업체의 미국 공장을 찾아 자신의 경제 정책을 자찬했다. 외국 기업들의 대(對)미국 투자, 국내 고용 창출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내년 대선에서 재대결이 유력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공세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州) 푸에블로에 있는 한국 풍력타워 제조업체 CS윈드 공장을 방문했다. 주미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CS윈드는 타워, 터빈, 날개 등 3개의 주요 풍력발전시설 가운데 타워 부문 세계 1위 업체다. 푸에블로 공장에 2억 달러(약 2,600억 원)를 투자한 CS윈드는 올 초 2억 달러 이상이 추가 투입되는 공장 확장 공사에 착수했다. 이로 인해 2026년까지 새 일자리 850개가 만들어진다는 게 백악관의 설명이다.
바이든 “청정에너지 기업들 대미 투자 유도했다”
실제 CS윈드 공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가리키는 이른바 ‘바이드노믹스’의 대표적 성과다. 그는 공장 견학 뒤 연설에서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미국에 투자)와 ‘메이드 인 아메리카’(미국 내 제조) 등 나의 의제와 공약이 청정에너지 기업들의 콜로라도 투자를 유도했다”며 “모든 풍력타워를 해외에서 만들다가 미국에서도 만들기로 결정한 CS윈드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한국 기업의 미국 공장은 사실상 ‘미국 우선주의’를 기반으로 한 바이드노믹스의 홍보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1년 전인 지난해 11월 바이든 대통령이 미시간주 베이시티에 위치한 한국 반도체 소재 기업 SK실트론 공장을 방문한 게 대표적이다. 최근에도 백악관은 “한국 기업들이 바이드노믹스에 따라 최소 555억 달러(약 71조5,000억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바이드노믹스 성과 부각과 더불어, ‘트럼프·공화당 때리기’도 병행했다. 푸에블로가 지역구인 로벤 보버트 연방 하원의원은 공화당 극우 강경파이자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다. 그는 바이드노믹스의 핵심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대규모 실패’라고 혹평해 왔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IRA의 성과를 열거하며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반격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바마케어’(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저소득층을 위해 추진한 의료보험 확대 방안) 폐지 공약, ‘부자 감세’ 정책 등을 직접 저격했다.
다만 고령 논란을 야기하는 말실수는 이날도 빼먹지 않았다. 연설 중 바이든 대통령은 김성권 CS윈드 회장을 상대로 농담을 하던 중 한국 대통령을 “미스터 문”이라고 불렀다. 윤석열 대통령을 문재인 전 대통령으로 잘못 지칭한 것이다. 연설 말미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1980, 90년대 중국 최고지도자였던 덩샤오핑과 혼동하기도 했다.
주미 한국대사엔 “투자 성공, 한미 관계 상징”
바이든 대통령의 CS윈드 방문에는 백악관 초청을 받은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도 함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조 대사에게 “CS윈드 같은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성공 사례가 최근 한미 관계를 상징적으로 잘 보여 준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을 좋은 친구라고 표현하고, “노래를 잘하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방한해 노래를 한 곡 하면 좋겠다”며 올 4월 백악관 만찬 당시 윤 대통령이 ‘아메리칸 파이’를 불렀던 일을 상기시켰다고 주미 대사관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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