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내 모든 CCTV 영상 분석 방침
경찰이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69)이 입적한 칠장사 화재 사고 현장에서 합동감식에서 들어갔다. 화재 원인과 자승스님이 숨지게 된 경위 등을 규명하기 위해서다.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과, 안성경찰서,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기관 소속 감식인원 17명은 30일 오전 11시부터 칠장사 화재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합동감식팀은 먼저 불이 시작된 지점과 연소 패턴 등 화재 원인 조사에 집중할 방침이다. 필요한 경우 화재 잔해를 수집해 국과수에 감정도 맡기기로 했다.
자승스님에 대한 조사도 진행된다. 자승스님은 전날 오후 6시 50분쯤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소재 사찰인 칠장사 내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서 불이 나 입적했다. 자승스님은 조계종 33대와 34대 총무원장을 지냈다. 사고 소식이 알려진 뒤 대한불교조계종은 공식 입장문을 내고 “칠장사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법구는 자승스님”이라면서 “요사채에서 홀로 계시다가 입적하신 것으로 공식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고 당일 오후 1시쯤 칠장사를 방문해 요사채에서 머문 것으로 알려진 자승스님은 사고 이후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대원들에 의해 건물 내부에서 발견됐다. 자승스님은 평소에도 칠장사를 자주 찾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자승스님의 시신을 국과수에 의뢰해 형제 등 유족의 DNA와 대조하는 방식으로 신원을 확인키로 했다.
또 잠들기 전인 초저녁 시간 때 자승스님이 피신하지 못한 이유 등에 관해서도 당시 사찰 내에 있었던 주지스님 등 3명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 자승스님이 스스로 입적을 선택했을 가능성도 있다. 자승스님 차량에서 발견된 유서 형식의 메모에는 칠장사 주지스님에게 “이곳에서 세연을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았소. 이 건물은 상좌들이 복원할 것이고, 미안하고 고맙소”라고 적혀있다. 또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이니 검시를 할 필요가 없다. 폐쇄회로(CC)TV에 다 녹화되어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한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칠장사 내 설치된 모든 CCTV 영상을 분석하고, 메모에 쓰인 필체가 자승스님이 쓴 게 맞는지 가리기 위해 필적감정도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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