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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이 낳으셨나요? 1% 신생아 특례대출 자격 됩니다"

입력
2023.12.03 07:0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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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출시 신생아 특례대출 총정리
대기업 사원도 애 낳으면 최대 5억 대출

편집자주

'내 돈으로 내 가족과 내가 잘 산다!' 금융·부동산부터 절약·절세까지... 복잡한 경제 쏙쏙 풀어드립니다.


신생아 발. 게티이미지뱅크

신생아 발. 게티이미지뱅크

내년 1월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신생아 특례 구입·전세자금 대출'(이하 신생아 특례대출)이 요즘 주택시장의 관심사입니다. 그간 정부가 내놓은 정책대출 상품 중 조건이 가장 좋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파격 혜택을 담았기 때문입니다. 올해 초 출시됐다가 수요가 몰려 조기 중단된 특례보금자리론(참고로 우대형은 내년 1월까지 유지)도 이 상품엔 미치지 못합니다.

정부가 발표한 일정대로면 출시까지 한 달 남짓 남았는데 정작 관련 정보는 없다 보니 정말 '나오는 게 맞긴 하느냐'는 일반 수요자의 궁금증이 극에 달한 상황인데요. 그래서 국토교통부 담당자의 도움을 얻어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봤습니다.

1. 배경

주무 부처인 국토부는 8월 29일 저출산 해결 대책의 하나로 신생아 특례대출을 소개했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가 결혼을 미루는 것도 문제지만 결혼해도 집값 걱정에 아이 낳는 것도 꺼리니 파격적인 저리 대출로 집 걱정을 덜어주겠다는 취지입니다. 주택자금·전세자금 대출 모두 지원합니다.

물론 이 상품을 두고 가계부채 급증 상황 등을 들어 비판의 목소리도 많지만, 이 기사 성격상 정책 평가는 하지 않겠습니다. 오로지 수요자 입장에서 이 상품이 얼마나 괜찮은지만 분석합니다.

2. 조건 어떻길래

거의 최고 조건이라 평가합니다. 신생아 특례대출도 다른 정책대출 상품과 마찬가지로 주택도시기금 자금을 활용하는데요. 다른 상품과 잠깐 비교해 보겠습니다.

먼저 기금 대출의 대표격인 '①디딤돌대출'의 경우 금리는 연 2.45∼3.55%로 저렴한 편이지만 대출 대상 주택이 5억 원 이하(신혼부부·2자녀 이상 6억 원 이하)로 제한됩니다. 소득 요건도 연간 6,000만 원 이하(신혼부부 합산소득 연 8,500만 원 이하)라 웬만한 맞벌이 부부도 이 대출을 받기 쉽지 않죠. ②윤석열 정부가 선보인 공공주택 '뉴홈'에 당첨되면 저리 대출이 함께 제공됩니다. 대출한도 최대 5억 원, 금리 1.9~3% 수준이라 나무랄 데 없는 조건이지만 당첨자에게만 제공돼 일반 수요자에겐 빛 좋은 개살구나 다름없습니다.

③올해 초 흥행한 특례보금자리론. 소득에 상관없이 9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 원까지 빌려주지만 금리는 연 4%대로 높습니다. 그래도 인기를 끌어 집값 6억~9억 원 이하 전용인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은 9월 조기 마감했죠.

④신생아 특례대출은 이 모든 상품의 장점을 한데 모았습니다. 특례보금자리론처럼 9억 원 이하 주택에 한해 최대 5억 원까지 빌려주는데 금리는 가장 낮은 연 1.6~3.3% 수준입니다. 소득 요건(자산 요건은 5억 원 이하)은 디딤돌대출의 배 이상인 1억3,000만 원 이하라 대기업 직장인도 얼마든지 받을 수 있습니다. 한 번 정해진 금리는 5년간 고정되는데요. 특례대출 후 추가로 아이를 낳으면 신생아 1명당 0.2%포인트씩 금리를 깎아주고, 특례금리 고정 기간은 5년이 더 늘어나요. 정부는 최장 15년(아이 2명 출산 시) 특례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게 설계했습니다. 가령 처음에 1.6% 금리를 적용받은 뒤 아이를 2명 더 낳으면 금리가 연 1.2%까지 떨어집니다.

신생아 특례 전세대출도 큰 틀의 조건은 비슷합니다. 연소득 1억3,000만 원 이하 가구(자산 3억6,000만 원 이하)에 3억 원의 전세자금을 빌려주는데요. 대신 보증금 기준을 수도권의 경우 기존 기금대출(4억 원)보다 많은 5억 원으로 상향했습니다. 금리는 연 1.1~3%이며 특례금리는 4년간 적용됩니다. 이 역시 아이를 출산할 때마다 금리를 0.2%포인트씩 깎아주고 특례기간도 4년씩 연장돼 최장 12년 저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4, 5년의 특례금리 기간이 끝나더라도 기존 기금대출이 운용하는 금리 범위 안에서 금리가 인상됩니다. 따라서 시중은행처럼 시장금리에 따라 금리가 갑자기 크게 뛰거나 하진 않습니다.

3. 누가 받나

다만 이 파격 혜택을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대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아이를 낳아야 이 상품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혼인 여부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미혼이어도 아이만 낳으면 이용할 수 있어요. 따라서 임신 중이라 출산 예정자인 경우엔 신생아 특례대출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대출 대상자는 대출신청일 기준 2년 내 출산한 무주택 가구입니다.

모든 정책이 그렇듯 기준선이 있는데요. 이 상품은 2023년 1월이 기준입니다. 내년 상품이 출시된다면 2023년 1월 출산한 가구부터 대상이 됩니다. 가령 기준선 한 달 전인 2022년 12월에 출산했다면 안타깝게도 신생아 특례대출을 신청할 수 없습니다.

29일 서울 여의도 63아트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29일 서울 여의도 63아트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4. 대출 신청은 어떻게?

상품이 출시되면 신청 방식은 기존 디딤돌대출 등과 같습니다. 정부는 이 상품을 시중은행에 위탁하는데요. 따라서 이 상품을 취급하는 시중은행에 가서 기존 대출과 같은 방식으로 대출을 신청하면 됩니다. 이 과정에서 은행은 소득과 출산 여부 등을 심사합니다.

기존 아파트라면 바로 주택 구입자금을 빌릴 수 있고요. 반대로 분양 아파트라면 중도금 대출까진 건설사가 주관한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소유권을 넘겨받는 마지막 잔금대출 때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존에 분양받은 아파트 역시 잔금일이 상품 출시일 이후라면 이용할 수 있습니다.

기존 주택대출을 신생아 대출로 갈아타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8월 당시 정부는 1주택자에 한해 대환(대출 갈아타기)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국토부 관계자는 "대환을 허용하는 쪽으로 검토 중"이라고 얘기했습니다.

5. "갭투자는 안 돼"

조건이 좋다 보니 이를 악용할 여지도 있죠. 가령 싸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산 뒤 그 집을 전세 내주고 다른 집을 한 채 더 사는 식의 이른바 갭투자를 하는 겁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는 불가합니다. 아직 세부 조건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정부는 갭투자처럼 정책을 악용하는 일이 없도록 설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현재 기금 대출엔 실거주 의무가 있습니다. 대출자는 대출받은 날부터 1개월 안에 해당 집에 전입해야 하고 1년 이상 실거주를 유지해야 합니다. 만약 이를 지키지 않으면 기한이익 상실로 대출금을 전부 다시 상환해야 합니다.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됐을 때도 추가로 집을 사는 걸 금지했습니다. 만약 추가로 산 집을 6개월 안에 처분하지 않으면 대출을 상환토록 했는데요. 신생아 특례대출 역시 대출 조건이 좋은 만큼 실거주 요건과 추가 주택 구입 금지 같은 부대 조건이 따라붙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현재도 기금 대출 상품의 경우 일부 부득이한 사항을 고려해 전월세를 내주는 것도 허용하는 만큼 실거주 기간이 끝난 뒤 다른 지역 이주는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6. 분양권 소유자도 가능?

신생아 특례대출도 기금 대출인 만큼 큰 틀은 기금 대출 규칙을 따를 거라는 게 국토부 설명입니다. 기본적으로 기금 대출은 무주택자를 위한 거라 일부 정해진 규정 외 개인 사정을 따져 무주택자로 인정해 주거나 하진 않습니다. 현재 기금 대출 땐 분양권·입주권을 보유한 경우도 주택 보유자로 봅니다. 이런 기준에 비춰볼 때 분양권·조합원 입주권을 갖고 있는 경우엔 신생아 주택구입자금 대출이 불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상속받은 주택이 20년 넘은 노후 단독주택이거나 무허가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 등 일부 사항에 대해 무주택자로 인정해 줍니다.

이에 반해 현재 기금 전세대출 땐 분양권·입주권을 주택으로 산정하지 않습니다. 분양권 보유자도 기금 전세대출 이용은 가능한 만큼 신생아 특례 전세대출 역시 마찬가지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7. 한시 시행?

정부가 세부 조건을 확정하지 못한 건 아직 관련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신생아 특례대출 운용을 위해 12조 원 수준의 예산안을 짠 상태입니다. 이 정도면 특례보금자리론처럼 조기 중단할 일은 없다는 게 정부 계산입니다.

국회 상황이 변수이긴 하지만 예산안만 통과되면 바로 시행하겠다는 게 정부 목표입니다. 또 특례보금자리론과 달리 신생아 특례대출은 계속 유지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내년만 한시로 운영되는 상품은 아니라는 겁니다. 이 말이 맞다면 내년 임신 예정인 가구도 이듬해 이 상품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 정책 결정에 따라 운명이 자주 바뀌는 정책대출 특성을 고려하면 이 역시 현재로선 장담할 순 없습니다.

결론

①국회 예산 심의 끝나는 대로 바로 출시 예정

②연소득 1억3,000만 직장인, 최대 5억 대출

③세부 조건 정해지진 않았지만 갭투자 불가 방침

④정부 "한시 상품 아니"라고 하지만 장담은 못해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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