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4.0… 올해 2번째, 역대 44번째로 커
기상청 "주향이동단층 운동 때문" 초기 분석

30일 경주 지진 발생지점. 기상청 제공
경북 경주에서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했다. 올해 내륙에서 발생한 지진 중 최대 규모다. 이번 지진은 2016년 경주를 뒤흔들었던 역대 최대 규모 지진이 발생했던 곳과 가까워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기상청은 30일 오전 4시 55분 24초에 경북 경주시 동남동쪽 19㎞ 지점(경주시 문무대왕면)에서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발생 깊이는 12㎞다. 기상청은 당초 이동 속도가 빠른 지진파(P파)만을 이용해 지진의 규모를 4.3으로 추정해 발표했으나, 이후 정밀 분석으로 규모를 하향 조정했다.
지진으로 인한 지표면 흔들림 정도를 나타내는 ‘진도’는 경주를 비롯한 경북에서 최대 5로 추정됐다. 진도 5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창문 등이 깨지기도 하며,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진다. 울산의 최대 진도는 4, 경남·부산은 3이다. 진도 4는 실내에 있는 많은 사람이 지진을 느끼고, 일부가 잠에서 깨는 정도다. 진도 3에서는 실내, 특히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들이 현저하게 진동을 느끼고, 정지하고 있는 차가 약간 흔들리기도 한다.
이날 지진 유감신고는 경북 59건, 울산 45건 등 총 132건이 접수됐다. 여진은 이날 오후3시까지 총 7회 발생했는데 최대 규모는 1.5였다. 인명 피해 등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주에서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한 30일 오전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문무대왕릉에 설치된 지진해일 대피 안내판 모습. 경주=연합뉴스
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 규모 2위다. 지난 5월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에 있었던 규모 4.5 지진이 올해 가장 컸다. 올해 내륙 발생 지진 중에는 이번 지진 규모가 가장 크다. 1978년 기상청의 계기관측 시작 이래 역대 지진 중에서는 규모 44위다.
이날 지진이 발생한 위치는 2016년 경주를 뒤흔들었던 ‘9·12 지진’이 발생했던 곳에서 동쪽으로 21㎞ 떨어져 있다. 당시 지진 규모는 5.8로 국내 발생 지진 중 역대 1위다. 이날 지진의 진앙 반경 50㎞에서는 9·12 지진을 포함해 418회의 지진이 관측됐는데, 이번 지진은 그중 8위 규모에 해당한다.
기상청의 초기 분석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남북 또는 동서 방향의 주향이동단층 운동의 결과다. 다만 어떤 단층이 지진을 일으킨 건지는 추후 분석이 필요하다. 2016년 지진의 경우 ‘내남단층’이 원인이었는데, 기존에 발견되지 않은 단층이라 원인 규명에만 약 5년이 걸렸다. 이 지역에는 그 외에도 양산단층, 울산단층 등 여러 활성단층이 있다. 활성단층은 과거 지진으로 지표가 파열되거나 변형된 적이 있고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단층을 말한다.
다만 발생 위치로 볼 때 이번 지진이 2016년과 같은 단층에서 비롯했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김영석 부경대 환경지질과학전공 교수는 "이번 지진은 위치상 울산단층의 상부에 위치한 가지 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울산단층은 활성단층이 굉장히 많이 분포돼 있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단층 중 하나로 꼽힌다"고 말했다.
2016년에 이어 큰 지진을 겪은 경주와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운영하는 월성원자력본부의 경우 이번 지진의 발생 위치에서 10.1㎞ 거리에 있는데, 현재 지진 영향 없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운영하는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도 이날 지진으로 특별한 이상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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