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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이민정책사 최대의 스캔들

입력
2023.11.28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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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윈드러시 스캔들-1

1948년 카리브해 출신 이주민을 태우고 영국 에식스주 틸버리항에 입항하는 윈드러시호. english-heritage.org.uk

자메이카 출신 폴레트 윌슨(Paulette Wilson, 1956~2020)은 10세 때 가족과 함께 영국으로 이주, 영국서 교육받고 노동하며 근 평생을 영국인으로서, 세금 내며 살았다. 하원 식당에서 일한 적도 있었다. 그러던 그는 2015년 영국 정부로부터 불법 이민자이니 출국하라는 통지를 받았다. 주거 의료 혜택이 중단됐고 구직 권리도 거부됐다. 그는 결국 체포돼 2017년 10월 강제 추방될 처지에 놓였다. 그는 이른바 ‘윈드러시(Windrush) 세대’였다.

윈드러시 세대란 2차대전 전후 노동력 부족 사태에 직면한 영국 정부가 이민을 적극 독려해 받아들인 카리브해 등지의 옛 식민지 국가 시민들. 1948년 그들을 태우고 온 유명한 선박(HMT 엠파이어 윈드러시호) 이름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1948년 ‘국적법’과 65년 ‘인종관계법’으로 이민자의 지위와 신분을 보장한 영국 정부가 그 법과 약속을 배신하고 윌슨의 삶을 부정한 셈이었다. 그의 사연이 11월 28일 처음 언론에 보도됐고 이후 유사 사례들이 속속 드러났다. 치료를 거부당한 이들, 빌려 살던 집에서 쫓겨나 노숙자가 된 이들도 있었고, 최소 83명이 강제 출국당했다.

테레사 메이 당시 정부는 ‘적대적 환경 정책(hostile environment policy)’, 즉 불법 이민자에게 취업 보건서비스를 못 받게 함으로써 자진 출국을 유도했다. 합법 이민을 입증하는 서류들이 의무화됐고, 서류 확인 절차 없이 그들을 고용하거나 집을 빌려준 이들은 가혹한 벌금을 물어야 했다.

하지만 윈드러시 세대 이민자들은 대부분 전시 혹은 전후 갓 독립한 옛 식민지 신생국 출신이어서 다수가 여권 없이, 출생신고조차 안 된 어린 자녀들과 함께 입국한 이들이었다. 당시 영국 정부는 그들에게 여권을 요구하지 않았고, 이후 확인된 바 입국 기록조차 2010년 파기했다.(계속)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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