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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해에 필리핀 바다뱀… 기후변화에 북상하는 열대생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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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해에 필리핀 바다뱀… 기후변화에 북상하는 열대생물들

입력
2023.11.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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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해에서 발견된 넓은띠큰바다뱀. 국립공원공단 제공

다도해에서 발견된 넓은띠큰바다뱀. 국립공원공단 제공

필리핀 인근 바다에 서식하는 열대 맹독성 바다뱀이 다도해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으로 한반도 바다가 열대 및 아열대 생물의 서식지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최근 국립공원 섬지역 수중생태계 조사를 통해 열대·아열대성 해양생물인 ‘넓은띠큰바다뱀’과 ‘밤수지맨드라미’를 각각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 소간여와 거문도 인근 해역에서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소간여는 전남 여수 향일암에서 남쪽으로 34㎞ 떨어진 무인도서다.

넓은띠큰바다뱀은 코브라과의 해양파충류로 필리핀이나 일본 남부 오키나와, 대만 인근의 따뜻한 바다에 주로 서식한다. 육지 뱀과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꼬리 모양이 노처럼 넓어 헤엄을 칠 수 있다. 또 일반 독사보다 20배 이상 강한 맹독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오키나와 등에서는 바다뱀 출몰을 경고하는 안내판도 종종 볼 수 있다. 넓은띠큰바다뱀은 2017년 이후부터 제주 및 남해바다에 계속 출몰하고 있다.

거문도 인근 바다에서 발견된 밤수지맨드라미. 국립공원공단 제공

거문도 인근 바다에서 발견된 밤수지맨드라미. 국립공원공단 제공

이번 조사에서는 아열대 산호충류인 밤수지맨드라미도 발견됐다. 밤수지맨드라미는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으로 일본 다나베만, 인도양 등에 주로 분포하며 국내에는 제주도 인근 바다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수온에 민감해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생태계 변화 연구에 중요한 분류군이다.

이들 생물이 주로 서식하는 열대 바다의 수온은 평균 26~28도가량이고, 아열대 바다 역시 평균 해수면 온도가 20도 이상이다. 한반도 바다의 수온은 이보다 대체로 낮지만 기후변화로 매년 수온이 오르는 추세다. 1981~2010년 한반도 주변 바다의 수온 평균값은 18.32도였으나, 최근 10년(2011~2020년) 동안에는 18.53도로 올랐다. 지난 8~9월에는 한반도 주변 해역 평균 수온이 26도로 치솟기도 했다.

지구온난화가 심화되면서 열대·아열대성 해양생물이 국내 해역으로 유입, 정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용상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지난 36년간 제주도 해역의 표층 수온이 2도 증가하는 등 수온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들 해양생물의 유입경로 규명과 더불어 해양생태계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측하겠다”고 설명했다.

신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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