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 야당 후보, 결국 각자 후보 등록 마쳐
'친미·반중' 집권당 후보에 다소 유리한 판세
오차범위 내 혼전... 막판 단일화 성사될 수도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가 결국 '친(親)미국 성향' 여당 후보와 '친중국 성향' 제1야당 후보, '중도 성향' 제2야당 후보 간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막판에 깨진 탓이다. 제1·2 야당 후보가 각자 총통 후보로 등록하면서, 일단은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에게 다소 유리한 판세로 시작됐다.
대만중앙통신은 총통 선거 공식 후보 등록 마감일인 24일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파국을 맞았다"며 "각 야당 후보들이 각자 후보 등록 절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제2야당인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가 이날 오전 가장 먼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식으로 후보 등록을 했고, 제1야당인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도 곧이어 오후에 후보 등록을 마쳤다. 한 자릿수대 지지율에 그쳤던 무소속 궈타이밍 후보(폭스콘 창립자)는 이날 불출마를 선언했다. 라이 후보는 이미 21일 후보 등록을 한 상태다.
당초 야권 후보 3명은 지난 15일 '야권 후보 단일화'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친미 성향이자 '반(反)중국·독립' 성향인 라이 후보에 맞서려면 야권 후보들에 분산된 친중·중도 표심을 한데 모아야 한다는 공감대에 따른 결정이었다. 실제로 당시 각종 여론조사에선 허우 후보든, 커 후보든 누가 단일 후보가 되더라도 라이 후보를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야권 후보들은 23일 한자리에 모여 단일화 방식 결정을 위한 협상에 나섰지만, 끝내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최종 후보를 정하기로 했는데, 여론조사 오차 범위(3%포인트 또는 6%포인트)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는 24일 각자 후보 등록으로 이어졌다.
이로써 내년 1월 총통 선거 레이스도 현재로선 꾸준히 지지율 선두를 지켜 온 라이 후보에게 유리한 국면 속에서 출발하게 됐다. 현재로선 야권 표심이 분산될 수밖에 없는 구도다. 다만 라이 후보는 한때 2위와의 격차를 20%포인트까지 벌렸던 압도적 우위를 현재 유지하지 못하고 있어 승리를 장담하긴 힘들다. 20, 21일 대만 매체 마이포모사의 여론조사에선 세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모두 오차범위(±3%포인) 이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선거(내년 1월 13일)까진 50일 가까이 남아 있어 막판에 야권 단일화가 극적으로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선거는 미중 간 대리전 양상도 띠고 있어 더욱 주목되고 있다. 미국은 민진당의 재집권을 바라는 반면, 중국은 국민당(친중)이나 최소한 민중당(중도)으로의 정권 교체를 희망한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때 조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만 선거 절차를 존중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중국의 선거 개입을 견제하려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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